한국대사관, 동포 34명 출국 권고
[ 강동균 기자 ] 이슬람 수니파 종가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아랍권 10개 국가가 예멘 쿠데타 사태를 촉발한 시아파 반군 후티를 겨냥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후티의 배후로 사우디의 숙적이자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지목되는 상황이어서 예멘이 새로운 중동의 ‘화약고’가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델 알 주베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지키고 후티가 나라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베이르 대사는 “후티의 압력에 밀려 남부 아덴으로 피신해 있던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방송은 “사우디가 이번 작전에 전투기 100대와 지상군 15만명 동원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공습에 동참한 국가는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수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이며 이집트, 파키스탄, 요르단, 수단은 지상군 파병을 준비 중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전투기 여러 대가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 북부 알다일라미 공군기지를 폭격해 활주로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지난달 6일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한 뒤 반대 세력 중심지인 아덴까지 위협하고 있다. 외신은 아덴으로 피신했던 하디 대통령이 후티가 아덴과 가까운 알아나드 공군기지를 장악하고 아덴 대통령궁 단지를 폭격하자 25일 국외로 탈출했다고 전했다.
예멘에는 한국 동포 34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예멘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예멘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출국한 국민도 있지만 아직도 수도 사나 등지에 동포 34명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의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되도록 예멘을 떠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멘에 남은 동포는 현지 업체와 계약을 맺고 영업 중인 사업가와 인도주의 단체에 소속돼 구호활동하는 봉사자 등이 대부분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서방 국가는 지난달 사나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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