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너 "아베 초청해 자랑스럽다"…일본과 밀월 과시하는 미국

입력 2015-03-27 20:44   수정 2015-03-28 04:11

아베 일본 총리, 내달 사상 첫 미 상·하원 합동연설 확정


[ 전예진 / 워싱턴=장진모 기자 ] 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공식 발표한 다음날인 27일 미국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확정했다. 한·중이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일이 가까워지는 양상이다. 일본은 AIIB 참여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아베 총리를 4월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 초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이너 의장은 “아베 총리를 초청해 역사적 이벤트를 주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가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54년 만이며 상·하원 합동연설은 사상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방미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등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선물’을 들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방미 목적은 미·일 동맹 강화와 경제적 파트너십 확대이며 TPP 협상은 최종 단계에 진입한 것이 분명하다”고 언급해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倂?전문가들은 “미국이 AIIB를 둘러싼 파워게임에서 중국에 완패한 직후 아베 총리의 미 의회 합동연설이 공식 발표됐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일 간의 견고한 동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 군사위원장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군사협력이 우수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자신을 “열렬한 아베 지지자”라며 “일본에서 오랜만에 강한 지도자와 안정된 정부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 대해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가슴이 아프다”며 “중국의 위협을 감안하면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 등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AIIB와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논란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중국에 치우쳐 있다는 ‘중국 경사론’이 미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전예진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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