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빠져나가는 그리스 은행

입력 2015-03-27 21:31   수정 2015-03-28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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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예금잔액 10년만에 최저
재정 바닥 우려 "은행 못믿겠다"



[ 강영연 기자 ] 지난달 그리스 기업과 가계가 은행권에 예치한 자금 규모가 최근 10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정부 재정이 바닥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기업과 개인들이 은행에 맡긴 돈을 계속 인출하고 있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 말 기준 그리스 은행권에 가계와 기업이 예치한 자금은 1405억유로(약 168조5929억원)다. 2005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 석 달간 은행권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38억유로로 전체 예금액의 15%에 달한다. 1~2월 두 달에만 모두 204억유로가 빠져나갔다. 2012년 긴축 반대파인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뱅크런이 발생해 그해 5~6월에 159억유로가 인출된 것보다도 많다. 지난주엔 하루 인출 규모가 4억유로에 달했다.

자금 유출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인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정부 재정이 곧 바닥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이달 말까지 공무원 임금과 연금 명목으로 17억유로를 써야 하고 다음달 9일에는 IMF에 빌렸?돈 4억5000만유로를 갚아야 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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