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박태환 "미래 말할 단계 아니다"

입력 2015-03-2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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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와는 다른 기자회견이었다. 당당함이 사라진 '마린보이' 박태환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물 논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박태환은 "늘 좋은 모습,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불미스런 일로 인사를 드리게 돼 말로 할 수 없이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라며 "부족한 제게 늘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라면서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초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8개월 징계를 받았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박탈당했다.

박태환은 "살면서 가장 긴장되고 힘든 시간이었다"며 "고의성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이런 결과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밝혔다. 수영장 밖 세상에 무지했다는 것.

내년 3월 2일로 징계가 끝나는 박태환은 이후에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면서도 호르몬 주사제를 맞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해당 병원장과 여전히 엇갈리는 주장을 했다.

박태환은 "수영을 오래해 피부트러블이 생겨 병원을 소개받았다"며 "호르몬 주사제였다는 것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반응 결과를 통보받은 이후에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몬 수치가 낮아서 주사를 맞았다는 얘기도 도핑 양성 결과 나온 뒤 병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알게 됐다"는 말을 반복했다.

병원장은 검찰 수사에서 박태환이 문제가 된 작년 7월뿐만 아니라 2013년 12월에도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태환은 "7월 이전에는 감기에 심하게 걸려 주사를 맞은 적만 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치료 기록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날 동행한 법률대리인 우상윤 변호사가 대신 "해당 병원장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니 지켜보는게 맞다"고 답했다.

한편 박태환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일단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힘든 훈련도 잘 견디고 하겠지만 지금 제가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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