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바릴로체 - 유럽을 품은 트레킹 코스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 잉카인들의 혼 담긴 항구도시
콜롬비아 타강가 - 1년 내내 즐기는 스킨스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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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기준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미는 사실 웬만큼 여행을 한 여행 고수들도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이다. 남미를 떠올리면 현란한 축제와 열정적인 사람들을 연상하지만 유럽인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를 품고 있다는 것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남미의 휴양지는 햇살이 내리쬐는 바다와 아름다운 호수를 품고 있다. 이색적인 풍광이 끝없이 펼쳐지는 남미의 휴양지는 새로운 비경을 꿈꾸는 이들에게 완벽한 대안이 될 것이다.
브라질 제리코아코아라-열대의 무릉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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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의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제리코아코아라는 ‘악어’ 혹은 ‘거북이 집’이라는 뜻. 긴 이름 탓에 브라질 사람들은 ‘제리’라고 짧게 줄여 부른다. 마을 전체에 부드러운 모래가 깔려 있어 맨발로 산책하기에 좋다. 마을 앞 바닷가의 바는 열대과일 음료나 브라질 전통주 카샤사에 라임과 설탕 등을 으깨 만든 칵테일 카이피링야를 마시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제리는 365일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여유로운 바다와 푸른 호수를 품은 사막 등이 가히 매혹적이다. 바다에는 카약, 윈드서핑, 카이트서핑 등을 즐기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앙증맞은 ‘버기(투어용 사륜구동차)’가 쌩 하고 지나간다. 버기는 모래언덕을 헤치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를 닮은 호수로 데려다준다. 이 호수에는 누구라도 쉬어 갈 수 있는 해먹이 주렁주렁 걸쳐 있다. 에메랄드빛 물속에 누워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면 그 풍경의 일부가 된 듯하다.
해질녘 바닷가 모래언덕에는 석양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지러져가는 붉고 커다란 태양은 구경꾼들 머릿속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대서양의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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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남미로 가는 직항은 아직 없다. 항공사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 등 경유하는 곳도 모두 다르다. 제리에 가려면 인천에서 브라질 상파울루공항에 내린 뒤 브라질 동북부 세아라주의 주도인 포르탈레자행으로 갈아탄다. 포르탈레자 시외버스에서 지조카행 버스를 또 갈아타고 약 5시간을 더 달린다. 지조카에 대기하고 있는 사륜구동차를 타고 1시간 반가량 걸린다.
브라질 프라이아 두 포르치-바다거북의 천국
브라질 북동부의 바이아주는 5개의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하다. 코코넛 해변, 덴데 해변과 카카오 해변, 브라질이 최초로 서구인에게 발견된 ‘발견의 해변’과 고래 해변이다. 코코넛 해변에는 총 193㎞에 걸쳐 코코넛 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12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그중 하나가 프라이아 두 포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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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아 두 포르치는 12㎞에 달하는 코코넛나무 숲이 방풍림처럼 사나운 해풍을 걸러줘 언제나 상쾌한 공기와 함께 고요함과 안락함이 깃들어 있다.
게다가 바다모래가 부드러워 낮잠을 자기에도, 선탠을 하기에도 아주 적 聆求? 강렬한 바다라는 뜻의 프라이아 두 포르치에서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는 듯하다.
이곳을 찾는 이는 비단 사람만이 아니다. 세계의 바다를 누비던 바다거북이 모래밭에 알을 낳고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거북은 1억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곳에 찾아들었다. 영양 가득한 햇살과 부드러운 모래, 이곳 특유의 향기가 약 50일 동안 새끼 거북의 유전자 깊은 곳에 잠재되는 것이다. 이들은 제대로 크면 등딱지 길이만 1.2m에 달하고 몸무게가 140㎏이 넘는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귀여운 새끼 거북의 부화를 직접 구경하고 만져볼 수 있다.
프라이아 두 포르치에 가려면
인천에서 브라질 상파울루공항에 내린 뒤 바이아주의 주도인 사우바도르행 국내선으로 갈아탄다.
사우바도르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프라이아 두 포르치행 버스를 타고 1시간 반쯤 달리면 된다. 브라질은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며 통화는 헤알을 쓴다.
아르헨티나 바릴로체-남미의 스위스
바릴로체는 파타고니아(한대를 일컫는 지리적 영역)에 위치한 가장 큰 호수 도시이자 아르헨티나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총 5244㎞의 국도인 루타40이 통과하는 도시 중 하나다.
루타40은 아르헨티나의 다양하고 수려한 자연과 문화가 녹아든 길로, 아르헨티나인들의 자부심이 넘치는 길이다.
남미의 혁명가 체 게바라가 친구와 함께 모터사이클로 여행해 더욱 유명해진 길. 여행 중 그의 뜨거운 로맨스가 있었던 곳이 바릴로체의 호수 지역이다.
바릴로체는 ‘산 뒤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뜻. ‘남미의 스위스’라 불리는 이곳은 안데스 산맥에 위치하며 남미에서 보기 드물게 사계절이 있는 곳으로, 언제나 성수기를 이룬다. 그럼에도 이곳이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릴로체 주변 호수 여행과 트레킹을 위한 여행 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남미의 고급 관광단지 중 하나인 바릴로체는 만년설을 배경으로 푸른 파도가 치는 커다란 호수를 품고 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구조로 고급 호텔과 리조트 등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는 유럽의 문화가 골고루 녹아 있는데, 한적한 트레킹 코스를 걷다 보면 유럽과 남미의 중간계에 서 있는 듯 낯설지만 매우 흥미롭다.
이곳의 매력 중 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와 와인을 싸게 즐길 수 있다는 것. 깨끗한 풀을 뜯어 먹고, 만년설 녹은 물을 마시고 자라난 소는 20세기 초 아르헨티나를 세계적인 부자로 만들어줬을 만큼 그 맛이 일품이다.
또한 안데스가 길러낸 포도로 만든 말베크 와인은 아르헨티나만의 향기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바릴로체에 가려면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부에노스아이레스공항에 내린 뒤 바릴로체행 비행기로 갈아탄다. 2시간 이상 걸린다.
통화는 아르헨티나 페소. 중남미 모든 나라와 같이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한국과 정반대로 여름은 12~3월, 5~8월은 겨울이지만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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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코파카바나-태양신이 선사하는 힐링
코파카바나는 볼리비아 티티카카 호수의 항구 도시다. 알티플라노 고원의 해발 3810m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의 면적은 충청남도보다 조금 작은 8290㎢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세계 최대 호수로 최대 수심이 281m나 된다.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에 있다. 태평양으로 통하는 항구가 없는 볼리비아에 이 호수는 호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티티카카 호수 하면 많은 사람이 토토라라고 불리는 갈대로 지어진 페루의 관광지 우로스섬을 떠올린다. 이 때문에 이곳이 휴양지라고 하면 조금 의아하게 여기지만 티티카카가 품고 있는 섬만 36개를 넘는다.
코파카바나의 둥그런 호숫가 주변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해진 깔끔한 부티크 호텔과 숙소들이 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행자의 편의와 휴식을 위한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이 작은 마을의 볼거리는 16세기에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진 하얀 성당과 동네 뒷산 정도지만 그 풍경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코파카바나를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로 꼽을 수는 없다. 퓨마 바위라는 뜻의 티티카카 호수는 스페인 침략 이전부터 퓨마를 신성시했던 잉카인들에게 특별한 장소로 인식돼 있었다.
코파카바나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태양의 섬’은 잉카제국의 초대 황제 망코 카팍과 부인이 태어난 잉카 발상지다.
그가 잉카를 세우고 쿠스코에 수도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전설 때문인지 코파카바나는 티티카카 호수 어느 곳보다 더 짙고 영험한 푸른빛을 띠고 있다. 신성한 기운에 덧입혀 식민시대에도 가톨릭의 기적이 행해지면서 코파카바나는 휴양지로 오래전부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코파카바나에 가려면
브라질 상파울루나 페루 리마에서 볼리비아 라파스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탄다. 라파즈에서 코파카바나행 시외버스를 타고 약 5시간 반 걸린다. 볼리비아는 비자가 필요하므로 황열병 예방접종 영수증을 지참하고 다른 남미 국가나 한국의 볼리비아 영사관을 이용하면 된다. 통화는 볼리비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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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타강가-치명적 매력의 카리브 마을
막달레나주의 주도인 산타마르타는 1525년 건립된, 콜롬비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게릴라가 출몰하는 지역이었으나 그들이 물러간 지금은 관광과 경제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남미의 독립영웅 볼리바르가 죽기 전까지 머물렀던 곳으로, 타강가는 이곳에서 약 4㎞ 떨어져 있다.
타강가는 워낙 마을이 작아 누가 왔다가 갔는지, 누가 누구인지 금방 소문이 나버리는 촌스러운 시골동네다. 예부터 고기잡이 어부들이 살았던 조용한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관광업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곳은 1년 내내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바다, 신선한 해산물과 소박한 물가, 무엇보다 내 가족같이 친절한 주민들의 다정다감함에 매료되는 곳이다. 마력에 가까운 매력에 이끌려 이 마을에 눌러앉는 장기 여행객이 허다하다.
타강가 주변에는 타이로나 국립공원과 ‘잃어버린 도시’, 피서지 ‘민카’가 있다. 타이로나 국립공원은 울창한 밀림과 로맨틱한 캐리 湊횬?해안을 따라 걷는 트레킹으로 유명하다. 트레킹 후 해변의 방갈로나 해먹에서 별을 헤아리며 잠들 수 있다. ‘잃어버린 도시’는 제2의 마추픽추라 불리는 곳.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로 5박 6일간의 정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우기에는 길이 미끄럽고 독충과 독사 등이 있어 위험하므로 건기를 이용해 트레킹하는 것이 좋다.
해발고도 600m의 시원한 민카는 커피 재배로 유명하다. 향과 맛이 좋은 커피를 마시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민카 주변 여행자 숙소에 머물면서 커피 농사를 견학해보는 것도 좋겠다.
타강가에 가려면
브라질 상파울루나 페루 리마공항에서 콜롬비아 산타마르타행 비행기를 이용한다.
산타마르타에서 콜렉티보(버스)나 택시를 타고 약 4㎞ 더 들어간다. 통화는 콜롬비아 페소. 건기인 5~10월이 여행하기에 좋다. 한국보다 14시간 늦다.
박명화 여행작가 potatopak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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