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박종훈 한국전략경영학회장 "CEO 고민이 연구주제 돼야"

입력 2015-03-30 14:56   수정 2015-03-30 21:33

부회장단 CEO 6명, 교수 3명 '역전·파격'
다음달 11일 서강대서 학회 춘계학술대회



[ 김봉구 기자 ] “경영학은 현장에서 멀어지면 안 됩니다. 경영자들의 고민을 연구하는 학문이니까요. 교수들 연구주제와 업계 현안을 연결시키는 것이 학회의 역점 사업입니다.”

박종훈 한국전략경영학회장(서강대 교수·사진)은 30일 서강대 마테오관에서 가진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선택한 카드가 산학(産學)부회장 강화다. 현직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산학부회장으로 영입했다. 학회 부회장단을 업계 CEO인 산학부회장 6명과 대학 교수 등 연구자 3명으로 꾸렸다. 학회 임원진 구성을 역전시킨 파격 시도다.

이전에도 업계 CEO 1~2명이 부회장단에 포함됐지만 학계와 현장의 교류를 활성화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박 회장은 △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박인식 SK텔레콤 사장 △손윤환 다나와 대표이사 △이상묵 삼성화재 부사장 △이영훈 포스코 부사장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을 부회장으로 합류시켰다.

“국립과 민간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CEO를 부회장막?모셨어요. 부회장단을 학계보다 업계 위주로 꾸린 것은 이번이 첫 시도입니다. 굉장히 유익해요. 적극적 네트워킹뿐 아니라 연구자들이 미처 못 본 현장의 시각을 접할 수 있죠. 학회 활동이 활발해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지방에 있는 교수들이 경영자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가 되니까요.”

박 회장은 봄에 학문적 화두를 던지고 가을엔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질적 문제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그 첫 시도가 다음달 11일 서강대에서 개최되는 전략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 ‘저성장시대의 경영전략’을 주제로 열린다.

그는 “교수들이 연구실에만 있어선 안 된다. 좋은 논문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기업이나 경제를 위해 업계와 가까워져야 한다”면서 “업계의 현실적 고민은 무엇인지, 실제 기업 사례는 어떤지 알아야 생생한 연구가 가능하다. CEO들과 적극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경영의 선결과제로는 민간 주도의 자생적 혁신생태계 조성을 꼽았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의 정부 주도의 모방형, 선진국 추격형 모델은 한계에 부딪쳤다”며 “혁신생태계가 갖춰지지 못하면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유통 마케팅 재무·회계 경영관리까지 모든 분야를 해야 한다. 핵심기술이나 핵심역량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의 케이스를 들었다. 단일 기업의 개별적 역량이 아닌 혁신생태계의 조직적 역량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것이다. 미국?참신한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제작해 시장에 선보이고 여기에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이 발달했다. 발명품의 상업화를 돕고 유통망과 연계하는 시스템, 특허 거래를 포함한 각종 자문 서비스, 기술중개 전문기업과 성공적 사업을 소개하는 전문 미디어기업 등이 혁신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가 주도하고 있잖아요. 창조경제센터,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지원이 중복돼요. 실제로는 돈이 잘 안 흘러간다고 볼 수 있죠. 정부가 예산 형태로 지원할 경우 실무자 집행 단계가 되면 협업이 잘 안 됩니다. 융합이 되려면 각 부처를 넘어서야 하거든요. 민간기업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 자생적으로 혁신생태계가 일어나는 방향이 바람직합니다.”

구체적으로 혁신과 상생을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 분담, 인수·합병(M&A)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주문했다.

“역할 분담을 잘해야죠. 기술혁신에 성공한 중소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은 대기업이 전세계 시장에서 승부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M&A를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가 없어요. 대기업의 적절한 M&A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아이디어나 기술이 상용화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 핵심인력과 기술을 빼가는 문제도 개선될 겁니다. 금융권이 창업 단계 자금 지원을 융자보다는 투자 형태로 바꾸고 성과를 나누는 방식도 요구됩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 진연수 기자 jin90@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