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 ‘종이신문, 사우나에서 부활하다’
=국내 최대 S사우나, 코팅신문 1주일에 80~100꼭지 제공
=교양은 물론 사업아이템 구상에 좋아 큰 인기
중년의 한 남성이 냉탕에 텀벙 뛰어든다. 손에 종이를 쥔 듯 한데 거리낌 없어하는 눈치다. ‘어푸, 어푸’하며 자맥질까지 한다. 한참 만에야 알아본 종이의 정체는 비닐 코팅을 한 신문기사 스크랩. 다시 주변을 살폈다. 탕 속에 앉아 이른바 ‘코팅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대여섯명은 됐다. 탕 옆에는 코팅 신문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파일함이 놓여 있었다. ‘매주 토요일 기사가 교체됩니다’란 문구도 눈에 들어왔다.
서울의 대표적 목욕시설로 유명한 서부역 인근 ‘S사우나’의 남탕 풍경이다. 이 사우나는 ‘긍정적인 태도는 강한 힘을 지닌다’는 류의 각종 경구, ‘이시형 박사의 CEO 건강학’ 같은 읽을 거리를 잔뜩 붙여놓여 놓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코팅 신문까지 제공하는 것.
S사우나 운영업체의 이성태 팀장은 “반신욕 하는 사람들이 땀이 제대로 날 때까지 기다리느라 조금 지루한 게 사실”이라며 “볼거리를 제공해주자는 생각에 코팅 신문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신문기사 3~4꼭지면 20분 정도가 쉽게 지나간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코팅 신문을 손님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본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 출장을 온 사업가들이 실로암을 많이 찾는다”며 “이 분들이 신문기사를 통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어가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탈의실로 갖고 나와 읽기도 하고 심지어는 가져가기도 한다고 이 팀장은 전했다. 그는 “그냥 들고 가는 손님도 있고 목욕탕 바닥에 나뒹구는 코팅 신문을 다시 함에 챙겨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지만 이용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불평하진 않는다”고 했다.
‘S사우나 코팅 신문’은 1주일에 40~50장씩 제작된다. 비닐 코팅 양면에 기사가 한꼭지씩 들어가기 때문에 기사로는 총 80~100꼭지씩이다. 기사를 고르는 작업은 운영업체 사장이 직접 한다고 한다. 평소 신문을 많이 보는 50대 후반 CEO라고 이 팀장은 귀뜸했다. 중앙 종합일간지와 경제지는 대부분 본다고 했다.
이렇게 제작된 코팅 신문은 남탕 1주일, 그다음 여탕 1주일씩 비치된다. 중림동 사우나 다음엔 중곡동 사우나, 도고온천으로 옮겨가며 비치한다. 코팅 신문의 수명이 총 6주인 셈이다. 이 팀장은 “단발적인 뉴스보다는 보편적인 뉴스, 언제 봐도 새로운 뉴스, 사업 아이템을 얻거나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기사를 주로 스크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관한 지 20년 가량 된 S사우나는 하루 이용객 수 2000명 수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인터넷 뉴스, 모바일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종이신문이 코팅 신문으로 부활하는 현장인 셈이다.
이 팀장은 “한국경제신문이 얼마 전부터 코팅 신문을 직접 제공해주고 있어 側磁?덜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 곳을 비롯, 서울 구기동 쉐레이 사우나, 대치동 이비스 앰버서더 강남 호텔 등에 1주일에 20꼭지 코팅 신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배송비도 받지 않는 완전 무료 서비스다. 한경의 코팅 신문 서비스를 원하는 사우나는 (02)360-4426으로 문의하면 된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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