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부로 북한 가입 무산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총 45개국이 가입 신청서 제출 마감일인 31일까지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현재 스웨덴 등이 AIIB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어 앞으로 회원국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창립 회원국들은 오는 6월까지 AIIB 본부 유치, 총재 및 부총재 자리 배분, 지분율 등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작년 10월 양해각서(MOU) 체결식 때 참여한 21개국 외에 영국 프랑스 한국 등이 이달 들어 참여 의사를 밝혔고, 마감 직전인 30~31일 이집트 핀란드 러시아 대만 등이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북한도 AIIB에 가입하려 했지만 중국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일본은 일단 참여를 보류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31일 일본 언론에 “(일본은 AIIB 참여에 대해) 지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테라 마사토 주중 일본대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재계는 뒤늦게 관심을 기울이게 됐지만, 지금은 AIIB가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아래 가입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일본도 AIIB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AIIB 공식 출범은 내년 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회원국은 오는 6월 말까지 AIIB의 정관에 해당하는 협정문(AOA)을 마련하게 된다. AIIB 본부는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이 유치를 희망하고 있지만 중국 베이징에 두게 될 가능성이 높다.
AIIB 수석협상대표인 스야오빈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최근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10월 MOU 체결 때 이미 베이징에 본부를 두기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초대 총재 자리 역시 중국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신화통신은 “만약 중국이 AIIB 총재 자리를 맡게 된다면 진리췬 AIIB 임시 사무국 국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 부집행이사, 아시아개발은행 부행장 등 국제기구에서의 경험이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관건은 부총재 자리를 어느 국가들이 차지하느냐다. 제일재경일보는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부총재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역내 국가들에 부총재 자리를 두 개 배분할 경우 한 자리는 인도가 맡고, 나머지 한 자리는 한국과 호주가 번갈아가면서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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