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포스코플렌텍 의혹] ① 1년만에 1000억 번 투자가 헐값매각 의혹으로 돌변

입력 2015-04-02 16:00   수정 2015-04-02 16:01

진보계열 주간지가 제기한 M&A 루머, 국정감사·검찰 수사로 ‘일파만파’
산업은행 전체 투자 차익 1000억…부실 가능성 대출 2000억도 ‘정상화’



이 기사는 03월30일(04: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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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지오텍(포스코플랜텍) 신주인수권 헐값 매각’ 의혹은 2010년 10월 진보 계열의 한 주간지에 실린 기사에서 시작됐다. 이를 근거로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보이지 않는 정권 실세가 M&A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감사원, 금감원 조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산업은행 담당자의 경징계(견책) 정도로 마무리됐던 사건이 4년5개월여만에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정권 차원에서 ‘부정부패’ 척결을 내걸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파장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성진지오텍 매각에 관여했던 전문가들은 M&A에 대한 무지와 오해가 근거 없는 루머를 ‘눈덩이처럼 부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검찰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2010년 베스트딜, 5년만에 헐값매각 시비로
포스코는 2010년 3월17일 성진지오텍 주식 1234만5110주(40.4%)를 159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창업주였던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14.39%)와 미래에셋(25.99%) 지분을 함께 사들였다. 전 회장은 지분 17.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았다.

성진지오텍 매각은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득을 줬다. 포스코는 주가(1만1900언)보다 8.4% 높은 가격(1만2900원)에 플렌트 제조업체 경영권을 인수했다. 대규모 키코 투자 실패(3000억원)로 재무 구조가 좋지 못한 시점에 경영권을 비교적 싸게 샀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미래에셋은 키코에 물려 언제 팔 수 있을지가 불확실했던 중견기업 2대 주주 지분을 투자 3년 만에 원금의 3배 이상 값(635억원)을 받고 팔았다.

산업은행도 성진지오텍 매각의 수혜자였다. 2009년 500억원을 성진지오텍에 투자해 1년 만에 697억원(140%)의 투자 차익을 거뒀다. 이 모든 것은 재무구조가 우량한 대기업인 포스코가 부실 우려 중견기업을 인수한 데 따르는 효과였다. 성진지오텍 주가는 3월16일 1만1900원에서 그해 11월 1만9000원 수준으로 60% 수직상승했다.

검찰이 뒤늦게 문제삼는 거래는 2010년 3월11일 산업은행이 신주인수권(445만주)을 창업주인 전 전 회장에게 매각한 일이다. 같은 달 17일 전 전 회장은 자신의 보유 주식(445만주)을 포스코에 매각했다. 그런데 엿새 사이 주당 매각가격이 9620원에서 1만6331원으로 올랐다. 차액(6711원*445만주=300억원)만큼 산업은행이 헐값으?팔았다는 논리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이명박(MB) 정권 실세 전 전 회장이 산업은행과 포스코측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산업은행 M&A로 대박
이 사건만 떼놓고 보면 산업은행과 포스코가 짜고 전 전 회장에게 이득을 몰아줬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 매각 과정과 이해 관계자들의 득실을 따져보면 ‘아귀’가 전혀 맞지 않는다.
우선 산업은행은 성진지오텍 매각으로 큰 돈을 벌었다. 논리적으로 헐값 매각으로 손해를 봤다는 주장하기가 어렵다. 산업은행은 2009년 두차례에 걸쳐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300억원 매입 등으로 총 500억원을 지원했다.

1년도 안돼 전 전 회장에게 BW를 팔아 229억원의 차익을 벌었다. RCPS를 매각 당시 주가(1만1000원)로 환산(보통주 전환)하면 467억원 이익을 얻었다. 최소 697억원(140%)의 이득을 봤다는 논리다. 포스코로 팔린 후 주가가 추가로 오른 것을 고려하면 투자 수익은 한때 1000억원(200%)을 웃돌았다.

여기에 부실 여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었던 성진지오텍 대출금 2000억원을 정상화시켰다. 키코 투자로 어려움을 겪었던 성진지오텍은 당시 정부의 정책 지원(패스트트랙)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었다. 포스코라는 든든한 ‘뒷배경’이 생기면서 부도를 걱정했던 대출이 10% 이상 이자를 주는 안전한 채권으로 바꿔다는 의미다.

설사 산업은행이 전 전회장이 아닌 포스코에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주당 1만6331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같은날 전 전회장과 주식을 함께 팔았던 미래【쩜?매각 단가는 주당 1만1000원이었다. 포스코의 평균 인수 단가는 1만2900원. 이런 차이는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와 경영권이 없는 소수 지분의 차이다. M&A 거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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