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 거주하는 케빈 볼라르(28)가 2012년 12월부터 '복수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3년 9월 페이지 문을 닫기까지 헤어진 커플이 상대방에게 앙심을 품고 올린 은밀한 사진을 수집해 1만장 이상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속 인물의 이름과 나이, 거주지에다 페이스북 프로필 링크까지 적어놓았다.
볼라르는 유출 피해자들에게 "사진을 내려달라"는 연락이 오면 건당 최대 350달러를 받고 삭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한 사이트를 여러 개 만들어 그 과정에서 수천달러를 챙겼다.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은 "미국의 '사이버 착취(cyber-exploitation)'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첫번째 기소"라며 "앞으로도 계속 이런 행위를 한 사람은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복수 포르노' 유출에 대한 법적 재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영국은 지난 2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의회가 올린 복수포르노 금지법을 최종 승인했다. 일본도 작년 11월 복수 포르노 유출자에게 최고 3년의 징역이나 벌금형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시행 한 달 만에 피해 110건이 접수됐다.
한국에서도 다른 사람의 신체를 본인 의사에 반해 촬영해 유포하거나, 동의하에 촬영된 영상이라도 함부로 퍼뜨리면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
다만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벌금형'으로 미국에 비해 관대한 편이다. 볼라르처럼 대량으로 돈벌이를 위해 퍼뜨리는 행위와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형량이다. 이는 사생활 유출을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사진이나 동영상 유출 피해자들의 정신적 피해는 상당히 크다. 웹상의 개인정보를 삭제해주는 '디지털세탁소'등에 의뢰를 하더라도,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한 번 유포되면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고통받기 마련이다.
사생활 무단 유출에 징역 18년을 선고한 캘리포니아 법원의 판결이 한국에 어떤 신호를 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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