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GS칼텍스 회사채 발행 미루는 건 GS에너지 때문?

입력 2015-04-06 14:21  

올초 발행 계획 세우고도 3개월째 일정 확정 못해
“지난달 수요예측서 선전한 모회사 채권보다 인기 없을까봐 노심초사”



이 기사는 04월01일(06: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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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연초 계획했던 회사채 발행을 계속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올해 초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000억원어치 안팎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몇몇 주요 증권사들과 회사채 발행 시기와 규모 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개월이 다 지나도록 발행은커녕 발행 작업을 주관할 증권사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회사채 발행이 내부적으로 결정된 시점부터 발행이 완료되기까지 2개월 남짓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가 올 1월부터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할 뿐, 본격적인 발행 준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했다. GS칼텍스 측은 이날도 “회사채 발행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GS칼텍스가 이토록 발행을 연기해온 이유가 이 회사의 지분 50%를 가지고 있는 모회사 GS에너지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한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은 “그룹의 ‘간판 기업’으로 공인돼온 GS칼텍스 입장에선 채권 발행에 나섰다가 다른 계열사의 회사채보다 잘 안 팔리는 상황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 발행된 GS에너지의 회사채보다 인기를 끌지 못할까봐 걱정스러워 발행을 미루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GS칼텍스의 현재 신용등급은 GS에너지(AA-)보다 한 단계 높은 ‘AA0(투자적격 등급 10개 중 상위 세 번째)’다.

GS에너지는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달 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에서 6050억원을 끌어모아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발행 직전 주력 자회사인 GS칼텍스가 지난해 4500억원대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고 발표한 데다, 신용등급까지 ‘AA0’에서 ‘AA-’으로 강등된 탓에 투자자를 모으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음에도 발행 예정금액의 1.5배를 웃도는 자금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GS에너지는 채권 발행금액을 6000억원으로 늘려 지난달 11일 발행했다. GS에너지 입장에서는 수요예측에서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것이 GS칼텍스에는 채권 발행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를 놓고 업종이 같은 경쟁사끼리 경쟁이 붙는 일은 비일비재하지? 자회사가 모회사의 채권 발행 결과를 의식해 자금 조달 계획을 미루는 건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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