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 부족 국가] 물 부족에 지자체 '水트레스'

입력 2015-04-07 21:02  

수자원公, 인천·대구·춘천 등과 물값 갈등
부산-경남도, 남강댐 놓고 10년째 힘겨루기



[ 강경민 기자 ] 물 부족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물을 둘러싼 전국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물 분쟁의 대표적 사례는 댐용수를 관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와 지자체의 갈등이다. 대개 하천에서 끌어오는 물값은 공짜라고 생각하지만 한강 등 국가하천을 취수원으로 이용하는 지자체는 수공에 매년 수백억원의 물값을 내고 있다. 대신 수공은 댐 건설 이전에 각 지자체가 사용하던 수량을 기득수리권으로 인정해 무료 사용권을 주고 있다. 기득수리권은 1986년 충주댐 건설 이전 세워진 취수장에 대해 수공이 주는 물 사용료 면제권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1심 판결에서 수공을 대상으로 낸 ‘한강 물값’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시는 수질 개선을 위해 취수원을 기존 구의·자양취수장에서 2011년 팔당댐 인근 강북취수장으로 옮겼다. 수공은 취수원을 이전하면 기존의 기득수리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추가로 170억원을 내라고 하자 서울시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낸 것이다.

수공은 서울시를 비롯해 인천시, 대구시, 경기도 6개 시·군, 강원 춘천시 등 10여개 지자체와 물값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깨끗한 식수원을 확보하기 위한 지자체 간 갈등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부산시는 경남 진주의 남강댐 용수 공급을 놓고 경상남도와 10여년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부산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낙동강 수질오염이 심해지면서 깨끗한 남강댐 물을 공급받으려고 했지만 경상남도의 반대에 부딪혔다. 부산에 남강댐 물을 공급할 경우 경남의 물 공급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상남도는 지리산댐 건설을 놓고 전북·전남의 기초자치단체와 충돌하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이후 홍수 조절과 식수 확보를 위해 경남 함양에 지리산댐(문정댐) 건설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과 전남 시·군은 댐이 건설되면 기후변화로 환경이 파괴되고 농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환경단체들도 지리산댐 건설에 반발하고 있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는 충청 지역의 농업·공업용수 취수원인 금강호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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