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의미에서 은퇴자들은 다양한 인컴(income·소득)형 자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컴형 자산은 채권, 배당주, 부동산 임대 등 정기적인 이자 또는 배당소득이 창출되는 자산에 투자해 ‘시중금리+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배당 이자 등 인컴 수익과 함께 자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인컴형의 대표 주자, 배당주펀드
대표적인 인컴형 상품으로 배당주펀드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당 투자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정부가 세제 개편 등을 통해 배당 촉진 방안을 내놓으면서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가 증폭된 덕분이다. 코스피지수도 2000선을 넘어서며 배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은퇴 설계 관점에서 볼 때 배당주에 투자할 땐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맞다. 배당 친화적인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글로벌 주식과 비교할 때 여전히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을 보여왔다.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배당 확대 의지와 시장 참여자들의 압력으로 배당수익률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역시 1990년대 말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이후 배당수익률, 주요 종목의 배당성향, 외국인 매매 비중 등이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당주에 대한 직접 투자는 쉽지 않다. 개인들이 종목 분석 및 매매까지 직접 실행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급격한 시황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어렵다. 이럴 땐 배당주펀드를 활용할 만하다. 일정 시점에 고정된 금액을 이자로 받는 채권과 달리 기업 실적에 따라 배당금이 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헤지(위험회피)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배당주펀드를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 계좌에 편입하면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과세를 이연시켜 절세 및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배당주펀드는 꾸준한 이익을 내면서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편입 종목들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안정적이다. 경기 변화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배당금 재투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성적을 살펴보면 배당주펀드의 장기 성과는 시장 대비 우수한 편이다. 다만 배당주펀드의 장기 성과는 각 자산운용사 역량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해외 배당주펀드로 시야를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선진국과 아시아·태평양 주요국의 고배당 기업들은 한국보다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 매력도가 높은 편이다.
인컴형 종합선물세트, 월지급식 펀드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는 투자자라면 월지급식 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배당주펀드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 단계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라면 월지급식 펀드는 자금 인출 단계에서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다.
월지급식 펀드는 다양한 인컴을 제공하는 자산에 투자해 매달 일정한 시점에 정해진 분배금을 받는 투자 상품이다. 초저금리, 고령화 국면에서 주요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중·장년층에는 좀 더 경쟁력 있고 환금성이 높은 정기 소득원을 제공한다.
글로벌 저성장·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아시아와 선진국 펀드시장에서는 월지급식 상품이 은퇴 재테크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일본 역시 월지급식 펀드 규모가 43조엔까지 성장해 전체 공모펀드의 46%를 차지할 정도다. 투자 대상도 과거엔 해외 국공채펀드 위주였지만 최근 들어선 헤지펀드, 대체투자(AI) 상품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월세형 부동산, 즉시연금보험 등 다른 인컴 자산과 비교할 때 안정성, 수익성, 환금성 면에서 다양한 장점이 있다. 우선 월지급식 펀드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원금이 맛葯프測?않지만 배당, 이자, 프리미엄 등 인컴 수익을 원천으로 삼으면서 일부 자본 차익도 추구할 수 있다. 자산을 현금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월세형 부동산이나 중도 해지가 불가능한 즉시연금과 달리 환매도 비교적 자유롭다.
유의점도 있다. 월지급식 펀드에 투자할 때 월 분배금 지급 방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용사마다 사전에 정해진 분배율뿐만 아니라 분배금을 지급하는 기준일이 다르다. 인출 시점 등을 고려해 각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월지급식 펀드의 분배금은 시황 변동 등을 반영하거나 펀드가 보유한 채권에서 발생하는 추정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각 운용사에서 결정한다. 투자자 스스로 매달 지급될 분배율을 설정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월지급식 펀드의 투자 원금이 운용 성과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월지급식 펀드는 글로벌 주식, 채권 등 다양한 국가와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일부라도 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한 뒤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만하다.
김근수 <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 109004@truefrien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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