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 거품, 美 닷컴 붕괴 때보다 심각…PER 200배 기업 속출"

입력 2015-04-08 10:03  

중국의 정보기술(IT) 업종 주가 거품이 지난 2000년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시장 관계자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증시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당시 미국보다 낮아서 거품이 터지더라도 그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관측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IT 업종의 7일 현재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20배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닷컴 붕괴 때의 156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147개 중국 IT 종목 가운데 최고 실적을 낸 베이징 톈리(天利) 모바일 서비스는 이후 주가가 1871%나 뛰면서 PER도 379배에 달했다.

중국 IT 주식의 PER은 2000년 미국 IT 쪽과 비교하면 평균 4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치 기준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높아,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내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품이 형성되고 있고, 너무 과다하게 평가돼 있다"며 경보음을 내고 있지만 "고평가됐다고 해서 반드시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고,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있다"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거품 우려에도 중국 증시의 IT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좋은 소식'繭箚?말했다.

중국 증시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율은 시가총액의 약 13%로, 닷컴 붕괴 때 미국의 31%가량에 크게 못 미친다. 이들은 그럼에도 거품 붕괴 후유증이 심각한 점을 경고했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닷컴 붕괴 충격에서 헤어나는 데 7년이 걸렸고, 나스닥 시장에서는 아직도 그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이퉁(海通) 증권의 천루이밍은 "문제는 투기 조짐이 갈수록 완연해진다는 점"이라며 "중국 IT주 열풍의 상당 부분이 거품일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되고, 이들 중 5∼10%만이 더 큰 기업으로 도약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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