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회계법인 조사로 경영 정상화 여부 재점검…24일 이사회 보고
회계부정·사기죄 혐의…포스코 경영진은 배임 혐의…내부 알력다툼 해석도
이 기사는 04월08일(16: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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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플렌텍 경영진이 작년 말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 부실을 숨기고 미래 예상 수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포스코 이사회는 포스코플렌텍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다시 따져보기로 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최근 경영진에 포스코플렌텍 자구안 진행 상황을 보고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지난해 12월23일 29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할 때 이사회에 보고했던 자구안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제 3의 회계법인을 고용해 기업을 재실사한 후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는 빠르면 24일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관련 사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포스코플랜텍(옛 성진지오텍)은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계열사다. 작년 말 증자는 권오준 현 회장 체제에서 단행됐다. 대주주인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을 대상으로 제 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증자 후 포스코 지분은 60.83%, 포스코건설은 13.1%로 늘어났다.
◆유상증자 통과 위해 부실 고의 축소
포스코가 유상증자가 마무리된 지 불과 4개월여만에 포스코플랜텍의 자구안을 재점검하는 이유는 지난해 유상증자 방식과 절차가 매끄럽지 않다는 ‘의혹’때문이다.
복수의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포스코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포스코플랜텍 경영진이 회사 부실을 뒤로 미뤄 장부에 반영했고 자구안으로 인한 미래 회사 수익을 부풀렸다”며 “기업 가치를 그대로 보고했다면 증자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수익을 제대로 내려면 통상 5년 안팎의 시간이 걸리는 배열회수보일러 사업의 수익성을 부풀린 게 허위 보고의 대표적 사례라고 포스코그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당시 포스코 이사회는 증자 참여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었다. 포스코플랜텍의 자본을 확충하더라도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 때문이다. 정기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증자안은 열흘 만에 다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가까스로 통과됐다. 계열사가 부도를 내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포스코그룹 전체의 신용도와 평판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경영상의 판단’ 때문이다. 증자 후 포스코 지분은 60.83%, 포스코건설은 13.1%로 늘어났다.
◆포스코·포스코 경영진도 배임 혐의
하지만 포스코플랜텍이 고의로 부실을 숨겼거나, 미래 예상 수익을 부풀렸다면 당시 경영상의 판단 행위도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부실을 고의로 숨겼다면 회계부정, 미래 예상 수익을 고의로 부풀렸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혐의를 받을 수 있다”며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경영진은 배임 혐의를 받을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경영진은 배임 혐의 가능성 때문에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포스코플랜텍을 철저히 실사했다.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도 증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포스코 경영진이 증자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내리자, 반대 목소리가 수그러들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플랜텍의 부실을 놓고 포스코그룹 내부에 파워게임이 벌어졌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 실적이 단기간 호전되지 않으면 책임 소재가 끊임없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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