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름 건 미술관 설립 붐…운영은 '글쎄'

입력 2015-04-08 20:39  

부산 '이우환 공간' 9일 개관…김창열 등 10여명 추진
관광객 유치 기대…일부는 지자체·작가 갈등으로 난항



[ 김경갑 기자 ]
장욱진미술관(경기 양주), 이상원미술관(춘천), 전광영미술관(경기 판교) 등 작고한 화가나 원로 화가들의 이름을 따거나 기념하기 위한 미술관 건립 붐이 일고 있다. 장욱진은 ‘동심의 화가’로 유명했다. 이상원은 극사실주의 화가, 전광영은 외국 교과서에 한국 대표작가로 실렸을 정도로 세계적인 한지작가다.

지난해 이들의 이름을 딴 미술관들이 개관한 데 이어 10일 부산에서는 한국이 낳은 현대미술의 세계적인 거장 이우환 화백의 이름을 딴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이 문을 연다. ‘물방울 작가’ 김창열미술관(제주), 문신아뜰리에미술관(양주), 김환기미술관(전남 신안), 변시지미술관(제주), 김흥수미술관(서울), 하종현미술관(일산)도 짓고 있거나 계획 중이다. 앞으로 5년 안에 전국에서 10여곳이 추가로 건립될 전망이다.


○부산에 ‘이우환 공간’ 10일 개관

10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부산시립미술관 본관 앞뜰에서 개관하는 ‘이우환 공간’은 부산시가 국비와 시비 47억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이우환의 개인 미술관으로는 일본 나오시마에 이어 두 번째다. 전체 면적 1400㎡(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상 1, 2층의 전시공간에 196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 작품까지 20여점을 전시한다.

‘김창열 제주도립미술관’(가칭)은 총 사업비 92억원을 들여 제주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짓고 있다. 지상 1층, 건물 전체 면적은 1600㎡로, 내년 상반기 개관이 목표다. 원로화가 서세옥의 호를 딴 산정미술관은 경기 고양에서 건립을 추진 중이고, 조각가 문신의 이름을 딴 ‘양주시립문신아뜰리에미술관’은 경기 양주의 장흥조각아카데미에 들어선다. 전남 신안에서는 김환기미술관이 지난해 10월 착공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원미술관은 지난해 10월 춘천 사북면 화악산 자락에서 문을 열었다. 1만5737㎡의 땅에 지상 5층 규모로 지은 미술관에는 작가 스튜디오와 레스토랑, 게스트하우스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미술관 입지 조사부터 설립까지 10년이 걸렸고, 총 1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난해 4월 개관한 경기 양주시 장흥의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영국 BBC가 ‘2014 위대한 신설 미술관’ 중 한 곳으로 뽑았다.

○삐걱거리는 미술관 건립

작가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잇따라 생기는 건 이런 미술관이 지역을 알리는 문화콘텐츠로서 관광객 유치에 적잖게 기여하고 있는 유럽, 미국 등을 벤치마킹한 결과다. 하지만 미술관 건립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변시지 미술관’은 2010년 사업비 15억원을 확보하면서 건립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후 서귀포시와 변 화백, 가족 등과의 수십 차례 협의에도 불구하고 결실을 보지 못했다. 경기 양주 장흥문화예술특구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천경자미술관은 미술관 건립 과정에서 천경자 화백 측과 양주시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결국 무산됐다.

미술관 운영도 문제다. 2002년 지은 박수근미술관은 몇 차례 전시한 이후 수년째 ‘개점 휴업’ 상태다.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이중섭미술관에는 정작 이중섭의 작품이 거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비교적 모범 사례로 꼽히던 환기미술관도 김환기의 유족인 환기재단 이사장이 미술관장에 대해 ‘미술관 소장품을 마음대로 내다 팔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하는 등 홍역을 앓았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장은 “작가를 기념하는 미술관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입장료나 카페 등 부대시설 수입 외에는 다른 수입이 거의 없어서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출범하지만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기 어렵고 결국 유족에게 짐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설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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