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국은 세금 차별화가 너무 심각하다. 세제가 복잡한 것도 그래서다. 기업 규모나 직역, 소득수준 등에 따라 특혜를 남발한 결과다. 법인세만 해 ?3단계 누진구조다. OECD 34개국 가운데 법인세가 3단계 이상인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4개국뿐이다. 23개국은 단일세율이고, 7개국은 2단계다. 소득세가 5개 구간이나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기에 비과세·감면 조항도 너무 많다. 무려 229개다. 중소기업, 농업, 자영업 등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새로 만들기만 할 뿐, 좀체 없어지지 않는다. 국회는 해당 단체들의 반발을 의식해 매번 일몰기한을 연장한다. 2014년 일몰기한이 닥친 53개 비과세·감면 중 폐지·축소된 것은 14개(26%)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연말정산 보완대책이라며 중산층·서민층에 대해 또 각종 감면을 추가했다.
온통 특혜 과세, 차별 과세다. 법인세율 단일화, 자본이득과세, 부부합산과세 등 해묵은 과제들은 몇 년 동안 진전없이 그대로인 채, 공평과세는 물론 이익이 있는 곳에는 예외없이 과세하고, 세원은 넓고 세율은 낮아야 한다는 세금의 보편적 원칙은 누더기가 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비과세·감면을 줄여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8조원의 세수를 늘리겠다고 한 계획은 한참 전에 물 건너간 꼴이다. 세제를 이렇게 계속 누더기로 만들 작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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