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트렌드] 1000만원 삼성 SUHD TV, 화질보다 타이젠에 더 끌린 이유

입력 2015-04-09 07:01  

김민성의 IT's U - 삼성 SUHD 타이젠TV 써봤더니

확실히 달라진 타이젠TV…포인터로 가리켜 바로 클릭
일일이 문자 입력시 실수 등 스마트TV의 불편함 없애
초고화질의 선명한 색상…살아 움직이는 듯한 표정
한시도 눈 못뗄 정도로 몰입



[ 김민성 기자 ]
하루에 얼마나 TV를 보는가.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TV 시청 시간(방송매체 이용 행태 조사)은 하루 2시간52분이었다. 1년 전에는 3시간7분이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1시간17분. TV는 15분 줄었고, 스마트폰은 14분 늘었다. TV에서 빠진 시간이 고스란히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나 싶을 만큼 희비는 정교히 교차했다.

TV의 중요도는 44.3%로 낮아진 반면 스마트폰은 37.3%에서 43.9%로 높아졌다. 불과 0.4%포인트 차. ‘TV 아성의 붕괴, 스마트폰의 급부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역사가 채 10년도 안 된 스마트폰이 50년 가까이 절대왕정을 누린 TV 왕국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TV 볼 시간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안그래도 바쁜 현대인의 삶을 더 바쁘게 만들었다. TV 업계의 고민은 깊어졌다. “소비자는 최신 TV가 아니라 TV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토로한다.

TV 볼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

지난해 11월 시장조사업체 샌드바인은 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북미 황금 시청 시간대인 오후 6~10시 사이 발생한 인터넷 트래픽의 34.9%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시청자는 거대 방송국에 복종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넷플릭스가 ‘방송국’이고, 시청자는 ‘주인’이며, 내가 TV 앞에 앉는 시간이 ‘본방 사수’다. 그렇게 넷플릭스는 TV와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TV’ 시대의 대명사가 됐다.

“TV 보는 시간만이라도 제대로 즐기라”고 유수의 TV 제조사들이 마케팅 전략을 바꾼 ‘사건’이다. 모바일에 시간을 더 빼앗기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을 아예 집어삼켜야 하는 TV의 생존 전략. 9년 연속 전 세계 평판TV 시장 매출 점유율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타이젠 기반 스마트 TV를 올해 최대 영업 전략으로 내건 이유다.

타이젠 TV, 제가 한번 써봤더니

기자는 이미 삼성 스마트TV를 갖고 있다. 출시된 지 2년 남짓한 모델로 나름 최신이다. 하지만 전혀 스마트하게 쓰지 않는다. 삼성 스마트허브를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해서 인터넷 브라우저도 띄워보고, 앱도 깔아봤다. 결론은 ‘분통 터져 못 쓰겠다’였다.

리모컨을 통한 텍스트 입력 등 모든 제어가 힘들었고, 구동도 느렸다.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켜서 원하는 음악 하나 들으려다 수차례 입력 오타만 내고 그만뒀다. 컴퓨터처럼 써보려고 블루村?무선 키보드도 연결해봤지만 역시 인내심을 많이 요구했다. 결국 ‘옆지기’ 스마트폰에 다시 손이 갔고, 스마트TV는 그저 TV였다.

타이젠 TV는 확실히 달라졌다. 포인터로 가리켜 바로 클릭하는 방식의 리모컨으로 인터넷 서핑을 할 때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버전 0.0.7.0310의 타이젠 브라우저는 가볍고, 구동 속도도 빨랐다. 주소(URL) 입력 칸을 포함해 총 13개 버튼만 배치, TV 화면에 맞게 사용자 화면(UX)을 시원하고 깔끔하게 다듬었다.

리모컨 포인터를 켜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hk.hn)에 접속해봤다. 일일이 좌우상하 버튼을 눌러가며 문자를 입력하던 예전 스마트TV의 불편을 포인터가 대폭 줄여줬다. 타이젠 브라우저는 익스플로러, 크롬, 사파리 등 유수의 브라우저 품질 못잖게 타이포그래피 등 웹표준을 깔끔하게 지킨 홈페이지를 구동했다. 유튜브도 전용 앱 대신 바로 브라우저로 접속해봤다. 포인터는 미세한 마우스의 움직임을 대부분 구현했다. 장안의 화제곡 ‘위아래’를 찾아 듣는 데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젠 TV로 인터넷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

스마트폰과 TV 간 연결성도 좋아졌다. ‘퀵 커넥터’ 버튼만 누르면 바깥에서 스마트폰으로 보던 영화를 별도의 설정 없이 거실에 있는 TV로 이어보기를 할 수 있다. 모바일 기기에 입력된 일정과 알람을 연동하면 TV가 지정된 시간에 스케줄을 보여준다.

사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TV를 시작한 회사다. 9년 전부터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TV를 개발했다. 이어 사용자의 동작과 음성을 인식하고, 입출력이 보다 자유로운 TV를 개발해왔다. 여전히 스마트폰보다는 소통?검색이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타이젠 TV를 기점으로 삼성 스마트TV 기술력은 어느 정도 대중을 만족시킬 만한 결실을 맺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질보다 타이젠에 더 끌린 이유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를 다시 봤다. 꼭 이 영화를 이 TV에서 보고 싶었다. 37.73GB(해상도 3840×2160) 용량의 초고해상도 파일. 보는 2시간 내내 SUHD(초고화질)의 색채 향연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한올 한올 살아 움직이는 리처드 파커(호랑이)의 표정, 영롱한 형광빛으로 해수면을 솟구쳐 오르는 흰긴수염고래, 수만마리 식충섬 미어캣의 몸짓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화질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기대했다면 미안하다. 65인치 커브드 화면에 최신 SUHD 기술까지 탑재한 990만원짜리 제품. 초고가 라인업인데 화질이 최고가 아니라면 이상하지 않겠나.

다만 스마트 기능에 더 관심을 둔 이유는 삼성전자가 올해 모든 스마트TV에 타이젠을 적용해 출하하기 때문이다. 100만원대 저렴한 모델에서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하고 스마트한 TV 라이프가 시작될 것 같다. SUHD보다 타이젠 TV의 미래 가치가 더 커보이는 이유였다.

물론 1000만원을 기꺼이 TV 구입에 쓸 수 있다면 커브드 SUHD TV는 그 어떤 TV와 비교하기 힘든 최고의 영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프리미엄’ SUHD TV의 존재 가치다.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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