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위기 기업 수혈..바이오중유 가능성 높게 봐
이 기사는 04월07일(05: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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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로 상장폐지 목전까지 갔던 엘에너지가 사모펀드(PEF)의 자금수혈로 기사회생하게 됐다. 은행과 제2금융권이 외면했던 중소기업에 베팅한 PE 덕분에 가능성 있는 기업이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씨피파트너스제1호PE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엘에너지 지분 41.9%를 인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인수대금은 총 170억원이다. 씨피파터너스1호PE는 신생 중소PE인 씨피파트너스와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업계에서는 PE들의 이번 지분투자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엘에너지가 2년째 이어진 적자로 부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상태가 엉망이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270억원, 자본잠식률은 36%규모다. 한국거래소는 전액 자본잠식설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주권매매거래도 중단시켰다.
씨피파트너스와 파라투스는 바이오중유 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통 큰 베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팜 폐기물 등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바이오중유는 벙커C유 등에 비해 열효율은 낮지만 유해물질 배출이 적어 각광받는다. 국제협약에 따라 각국은 매년 바이오중유 등 바이오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 엘에너지는 바이오중유 납품사업자로 선정돼 실제 공급까지 완료한 유일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에 글로벌 IB업계를 두루 거치며 아시아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박찬호 씨티파트너스 대표가 참여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박 대표는 골드만삭스 서울사무소와 PEF 워버그핀커스아시아,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마운트캘렛캐피탈 홍콩법인 등을 거친 후 중국 타이탄석유그룹, 디스플레이업체 대만 CPT 등 아시아 대기업의 이사를 지냈다. 2013년 씨티파트너스를 설립해 국내에 복귀했다. 회사 측은 아시아시장에서 박 대표가 보유한 풍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원자재 조달 등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자회사가 아닌 이상 PEF가 기관투자가를 설득해 자본잠식 기업에 투자를 성사시킨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턴어라운드 작업이 제대로 완료된다면 은행권이 외면한 강소기업을 PEF가 기사회생시킨 의미있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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