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메가딜이 에너지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짝짓기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앞서 지난해 말 원유탐사 전문업체 핼리버튼과 해양유전 개발업체 베이커휴즈의 합병, 스페인 정유사 렙솔의 캐나다 탈리스만에너지 인수 등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저유가를 몰고온 미국의 셰일원유 생산업체들까지 구조조정 중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유 생산국들은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그 누구도 감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리되면 석유업계의 구조개편 외에는 다른 탈출구를 찾기 어렵다.
앞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 간 M&A가 잇달아 터져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벌써부터 다음 메가딜에 나설 주자는 엑슨모빌일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엑슨모빌뿐 아니라 셰브론, 토탈, BP 등도 언제든 인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그만큼 거대 에너지 기 宕?사이에 물밑 M&A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한마디로 글로벌 에너지업계의 빅뱅이 시작됐다.
국내 에너지업계로서는 남의 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처지다. 더구나 국가마다 에너지산업 구조조정과 업계 재편이 경쟁적으로 진행되는 마당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 정유부문 빅딜이 발표된 바 있지만 이는 출발에 불과할 것이다. 에너지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재편이 있어야 한다. 글로벌 에너지 판도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생존전략 모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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