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석유업계 빅뱅이 시작됐다

입력 2015-04-09 20:37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회사로 세계 2위 석유 메이저인 로열더치셸이 영국의 3위 원유·천연가스 생산업체인 BG그룹을 인수한다는 소식이다. 인수대금 470억파운드(약 76조3000억원)라는 초대형 딜이 터진 것이다. 이로써 로열더치셸은 생산량, 시가총액 등에서 세계 1위 석유 메이저인 엑슨모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급락이 글로벌 기업 간 합종연횡을 몰고온 것이다. 1990년대 저유가 시대에 석유업계에 불어닥쳤던 인수합병(M&A) 광풍이 재연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번 메가딜이 에너지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짝짓기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앞서 지난해 말 원유탐사 전문업체 핼리버튼과 해양유전 개발업체 베이커휴즈의 합병, 스페인 정유사 렙솔의 캐나다 탈리스만에너지 인수 등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저유가를 몰고온 미국의 셰일원유 생산업체들까지 구조조정 중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원유 생산국들은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그 누구도 감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리되면 석유업계의 구조개편 외에는 다른 탈출구를 찾기 어렵다.

앞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 간 M&A가 잇달아 터져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벌써부터 다음 메가딜에 나설 주자는 엑슨모빌일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엑슨모빌뿐 아니라 셰브론, 토탈, BP 등도 언제든 인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그만큼 거대 에너지 기宕?사이에 물밑 M&A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한마디로 글로벌 에너지업계의 빅뱅이 시작됐다.

국내 에너지업계로서는 남의 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처지다. 더구나 국가마다 에너지산업 구조조정과 업계 재편이 경쟁적으로 진행되는 마당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 정유부문 빅딜이 발표된 바 있지만 이는 출발에 불과할 것이다. 에너지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재편이 있어야 한다. 글로벌 에너지 판도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생존전략 모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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