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도차량 사실상 독점 수주…해외 실적이 흑자전환 변수

입력 2015-04-10 07:00  

Cover Story - 현대로템

현대로템 강점 분석




현대로템은 1999년 국내 철도차량 3사(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가 통합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중기사업부, 플랜트사업부를 덧붙이면서 현재의 다각화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은 철도차량 부문이다. 시속 80㎞ 내외 도시철도부터 시속 300㎞로 달릴 수 있는 한국형고속철도까지 대부분의 철도차량을 제작한다. 코레일을 비롯해 지역별 도시철도회사 철도차량을 사실상 독점 수주하고 있다. 10년 전부터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 유럽과 동남아시아,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다.

중기사업부에선 각종 전차와 전투용 방산차량을 제작한다. 신형 ‘K2’ 전차가 대표 생산품이다. 600대 이상 배치될 한국형 전투차량도 도맡아 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랜트사업부는 제철소와 자동차 공장에 들어가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화 설비를 만든다.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차, 기아차를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대로템 세 사업부의 특징이자 장점은 모두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기 환경 속에서도 늘 어느 수준 이상의 수주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 실적은 부진

2014년은 현대로템엔 매우 실망스러운 한 해였다. 우선 수주실적 측면에서 기대치에 크게 미달했다. 중기(목표 1조700억원, 실적 1조1000억원), 플랜트(1조4800억원, 1조4000억원)사업부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철도가 부진했다. 연간 수주 목표 2조8500억원의 절반 남짓한 1조50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중국 철도차량 업체(중국베이처, 중국난처)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 우크라이나 전동차 고장 사고에 따른 이미지 훼손 문제 등이 해외 수주 감소 요인이 됐다.

영업실적 측면에선 더욱 실망스러웠다. 철도와 플랜트사업부가 영업적자를 냈다. 먼저 철도는 강화된 안전 규제로 연초부터 품질관리비용이 상승했다. 그리고 ‘계약금액 감액조정(De-escalation)’이라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코레일과의 계약 조항이 실적 악화 요인이 됐다. 수주 시점 대비 인도 시점에 물가가 하락하면 수주금액 일부를 발주처에 반환해주고 비용으로 잡는 방식이다. 지난해 3, 4분기에 이런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 플랜트는 2013년 수주 부진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예상외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두 주력 사업부의 적자로 영업이익은 1744억원(2013년)에서 66억원(2014년)으로 크게 감소했다.

◆점진적 개선 기대

올해 실적은 점진적으로나마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플랜트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수주실적이 회복됐다. 올해 현대·기아차 해외 증설 관련 대형 수주도 예상된다. 매출은 확실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1분기부터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철도사업부는 물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계약금액 감액조정에 따른 비용 발생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적어도 품질관리비용은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엄밀하게는 품질관리비용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높아진 비용을 수주금액에 반영한 신규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과정이다. 어쨌든 하반기부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플랜트와 철도의 회복 덕에 하반기부터는 영업이익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수주실적이다. 지난해의 4조1180억원보다 늘어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원주~강릉 고속철(4500억원), 수서발 고속철(2900억원), K2 전차 2차 발주(9000억원)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많아 그나마 해외 수주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국내에서 대형 수주 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해만큼의 수주실적을 달성할지는 해외 철도와 해외 플랜트 부문에 달려 있다. 기본적으로 수주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고 일정 지연도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시기별로 나눠보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기대된다. 주요 해외 프로젝트들의 업체 선정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더 자주 수주 공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적으로 회사의 영업실적과 수주실적 회복은 모두 하반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대로템 주가는 지난해 초 대비 34%나 하락했다. 해외 수주실적 부진, 철도와 플랜트 적자전환에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다. 실적이 다시 정상화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악재 요인이 주가에 상당히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손실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하되,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재원 < 유안타증권 연구원 jaewon.lee@yuantakore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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