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우 기자 ]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이란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0년만 해도 이란에 2만2734대의 완성차를 수출했다. 2011년 1만1971대로 줄더니 2012년부터는 완성차 수출을 아예 중단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對)이란 제재에 본격 동참하기 시작한 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핵 협상 타결로 끊겼던 수출길이 다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란은 중동 지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기 때문에 이란 수출 재개는 장기적으로 중동 지역 판매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출 재개 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이란의 양대 국영 자동차 회사(사이파·코드로) 중 하나인 사이파와 1993년 협약을 맺고 구형 프라이드를 수출한 경험이 있어 이란 내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기아차가 프라이드를 반조립제품(CKD)으로 수출하면 사이파가 현지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 ‘나심’이라는 현지명을 붙여 판매하는 형태였다.
두 회사는 2005년 합작 계약을 종료했고 이후 사이파가 프라이드에 대한 권리 ?사들여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우수한 품질 덕에 프라이드의 이란 내 점유율은 40%에 육박하며, 이 때문에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도 높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프랑스 푸조는 대이란 경제 제재 이전 이란의 국영 자동차 회사인 코드로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이란 내 공장에서 생산했다. 푸조는 합작법인 영업을 곧 재개할 예정이다. 같은 프랑스 자동차 기업인 르노도 이란 진출을 구상 중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이란은 경제 제재 직전인 2011년만 해도 연간 160만대의 완성차를 만드는 세계 18위 자동차 생산국이었다. 그러나 경제 제재 이후 생산량이 급감해 2013년에는 75만대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경제 제재가 약해지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109만대까지 증가했고, 한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이란으로 수출한 자동차 부품 액수는 총 2억5900만달러로 2013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한국의 자동차 부품은 중국·동남아보다 품질이 좋고 유럽산보다는 싸기 때문에 이란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2013년 기준 한국은 중국, 터키, 프랑스 등을 제치고 이란이 자동차 부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였다.
이란 정부가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완성차와 부품 모두 수입 규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주의할 대목이다. 산유국인 이란은 휘발유 가격이 L당 800원 수준으로 싸고 대중교통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차량 수요가 많다. 그만큼 자동차 산업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 KOTRA의 설명이다.
김승욱 KOTRA 이란 테헤란무역관장은 “이란 소비자들이 정부의 보호를 받고 성장한 자국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불만이 크고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들이 이란에 진출할 때 내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드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품업체들은 매년 11월께 열리는 이란 국제 자동차 부품 박람회를 현지 상황을 점검하거나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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