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성완종 금품메모 발견…5∼6명은 금액 기재"

입력 2015-04-10 12:47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적은 메모를 검찰이 확보했다.

이 메모에는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적시돼 있어 이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 이 메모와 관련 있는 내용을 언론인터뷰에서 밝힌 육성파일도 공개되면서 정권 실세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에 따르면 전날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검시하는 과정에서 김·허 전 비서실장 등의 이름과 특정 액수가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메모지는 성 전 회장의 바지 주머니서 발견됐다.

5∼6명은 금액이 기재됐고 1명에 대해서는 날짜까지 표기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거명된 인물들에 대해서 "전달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체 글자 수는 55자"라고 말했다.

메모의 글씨는 성 전 회장의 평소 서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글씨가 성 전 회장의 필적이 맞는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장례절차가 끝나는 대로 유족과 경남기업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날 경향신문 보도가 나올 때만 해도 검찰이 보도 내용을 단서로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금품거래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성 전 회장이 이미 고인이 된 상태에서 의혹을 뒷받침할 유력한 단서를 찾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와 언론 인터뷰 육성파일 등 물증이 나오면서 검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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