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폭로' 메모·녹취록, 비자금 증거 인정되나

입력 2015-04-10 13:58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 정치권에 비자금을 뿌린 정황을 적은 자필 메모가 발견된데 이어 자살 직전 경향신문에 폭로한 제보내용을 녹취한 파일이 공개되자 법정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메모나 육성 인터뷰 녹취록도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여지가 있다.

형사소송법상 증거는 기본적으로 피고인이나 증인이 법정에 나와서 진술한 내용이어야 하지만 제314조는 '증거능력에 대한 예외'의 경우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조서 및 그 밖의 서류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만, 그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해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따라서 증거로 채택될지는 형사소송법 308조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 판단에 의한다"는 '자유심증주의' 원칙에 따라 법관이 그 신빙성을 인정하느냐에 달렸다.

성 전 회장의 메모는 자신이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 뒤 내용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과 함께 제출될 때 신빙성이 높아지고,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메모 외 추가 貂키?확보되지 못하면 자연히 신빙성이 떨어지게 돼 단독증거로는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경향신문의 녹음파일도 마찬가지다. 녹취록의 음성이 성 전 회장 본인의 것임이 음성 분석을 통해 확인되면 증거로 쓰일 수 있다. 다만 음성 파일은 편집됐을 가능성은 없는지 기술적으로 따져봐야 하고, 외부 강압이나 협박에 의해 진술된 것은 아닌지 여부 등 인터뷰상의 진술 경위와 정황을 따져봐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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