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의장-CEO 정면충돌

입력 2015-04-12 21:08  

피에히 의장 "빈터콘 현 CEO와 거리 두는 중"
빈터콘 연임 움직임…경영권 놓고 파워 게임



[ 강동균 기자 ]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페르디난트 피에히 이사회 의장과 마르틴 빈터콘 현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경영권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두 사람이 차기 CEO 선정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인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종의 파워 게임이다. 양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피에히 의장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빈터콘과 거리를 두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두 사람 간 불협화음을 공식 인정했다.

빈터콘의 임기는 내년 말이다. 피에히 의장은 빈터콘에 대한 불신임 방침을 정하고 벌써 차기 CEO를 공개적으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은 빈터콘이 이끄는 폭스바겐이 최근 미국에서의 매출 감소를 겪고 있고, 핵심사업에서도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빈터콘의 재계약 가능성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빈터콘은 지난 8년간 회사를 이끌면서 독일에서의 높은 노동 비용을 감당하지 幣?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폭스바겐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동차 회사로 탈바꿈시킨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니더작센주(州), 포스쉐SE 등 다양한 주주와 입김이 센 노조의 입맛을 맞출 CEO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그의 재계약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니더작센주는 폭스바겐 이사회 의결권의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노조도 20%를 갖고 있다.

만약 빈터콘이 재계약할 경우 피에히 의장이 은퇴하는 2017년부터 빈터콘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다. 지난달 열렸던 폭스바겐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투자자들은 빈터콘의 임기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회사 안팎의 지지를 등에 업고 빈터콘이 현직을 유지하려는 싸움을 벌일 계획을 세웠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날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존탁스차이퉁도 “빈터콘이 그동안 CEO로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CEO직을 지키려 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피에히 의장은 2006년에도 당시 CEO인 베른트 피셰트리더와의 계약 연장문제를 공개 이슈화한 뒤 노조 반대를 이유로 그를 내보내고 후임으로 자신의 측근 중 한 명인 빈터콘을 임명했다. 피에히 의장은 창업자 페르디난드 포르쉐의 외손자로 CEO로서 9년, 이사회 의장으로서 13년간 일하고 있는 그룹 내 1인자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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