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10년 공들인 CSP제철소 '물거품' 우려

입력 2015-04-1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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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司正수사 '후폭풍'

공정률 80% 이상인데…국내외 금융권 "서류 재검토"
제철소 30억弗 차입 조달 지연



[ 김보라 기자 ] 동국제강이 10년 넘게 공들인 브라질 CSP 고로제철소 건설 사업이 검찰 수사 악재를 만나면서 삐걱대고 있다. 당초 54억달러의 투자금 가운데 30억달러를 국내외 은행에서 장기 차입 형태로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이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달 초 국내외 은행과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었으나 금융권에서 계약 지연 의사를 밝혔다”며 “계약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대주단은 브라질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한국수출입은행 등이다. 회사 측은 지난 3일 지분 30%에 해당하는 9억576만달러에 대한 채무보증 공시도 완료했으나 최종 서명을 앞두고 금융권에서 재검토를 요청하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지분 30%)과 포스코(20%)가 브라질 발레(50%)와 손잡고 북동부 세아라주 페생산업단지에 건설하는 연산 300만t급 고로제철소다. 자본금 24억3000만달러(약 2조6343억원)를 포함해 54억6000만달러를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

이 사업은 2005년 동국제강이 세아라주정부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여러 차례 부침을 거듭했지만 2010년 포스코가 20% 지분 투자를 결정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공정률은 80%로 오는 12월 고로에 불을 집어넣는 화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재무구조 악화, 신용등급 하락, 철강업황 부진 등 삼중고에 시달리던 동국제강은 CSP제철소 건설을 실적 개선의 마지막 돌파구로 삼았다.

이 제철소가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원료 비용 절감 등으로 연 1000억원 이상의 수익 개선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차입 일정이 지연되면서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하다.

CSP제철소 사업은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때부터 지우마 호세프 정권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CSP제철소 건설을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 한국과 브라질 협력업체는 30곳에 달한다”며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이들에게 돌아올 피해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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