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코스닥, 핫100 집중탐구上] 누가 코스닥을 주도하나

입력 2015-04-14 09:40   수정 2015-04-15 13:28

[ 노정동 기자 ]
제약·바이오, 시총 비중 대비 기여율 'TOP'
증권가 "한계 보여 vs 추가 상승 여지 존재" 분분


코스닥시장 전성시대다. 코스닥은 올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약 17%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3%, 국내 코스피지수가 5% 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각각 5배와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한경닷컴]은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 주가상승률 100위권 기업을 분석해 '코스닥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는 기업은 어떤 곳이고, 앞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은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스닥시장은 과열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달 들어서만 670선에서 이어 690선까지 차례로 뚫어냈다. 연중 최고치는 물론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제는 다시 700선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지수의 상승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주도했다. 올 1분기에만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을 무려 7조1866억원이나 증가시켰다. 코스닥 업종 중 최대 증가폭이다.

제약·바이오 업종 중에선 셀트리온이 업종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 璲?시총을 거의 두 배에 가까운 3조1848억원 가량이나 늘렸다. 셀트리온이 국내 판권을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해외 판매 승인 기대감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풀이된다.

분자진단 시약을 개발하는 씨젠도 3936억원의 시총을 증가시켰다. 휴메딕스와 셀트리온제약도 제약 업종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밖에 경남제약, 대화제약, 메타바이오메드, 오스코텍, 테라젠이텍스 등 헬스케어 관련 종목들도 가리지 않고 올랐다.

제약·바이오와 함께 코스닥 시장 상승장을 주도한 것은 IT부품주와 반도체주들이다. 이들은 연초부터 사물인터넷(IoT) 관련주들로 묶이면서 상승장을 이끌었다. 사물인터넷은 박근혜 대통령이 올 연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 집중 육성 산업으로 꼽는 등 정책주 수혜를 받았다.

이들 업종이 올 1분기 증가시킨 시가총액만 총 4조3753억원 가량이다. IT부품업종지수는 이 기간 20% 이상 뛰었고 반도체도 14% 가량 올랐다. 특히 반도체업종은 산업적인 호황까지 겹치며 실적주로써도 부각됐다.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한국사이버결제 등이 속한 소프트웨어 업종도 올 1분기 1조원 가량 이상의 시총을 늘리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들이 속한 업종은 올 연초 증시 최대 화두 중 하나였던 '핀테크(금융기술·FinTech)' 테마주로 불리면서 급상승했다.

종이·목재와 섬의·의류 업종의 지수 상승률은 이 기간 각각 100%와 47%로 가장 높은편에 속했지만 이들은 각각 산성앨엔에스(화장품 테마)와 신라섬유(품절주 테마) 등 특정 종목의 폭등 때문에 나타난 결과였다.

코스닥의 이 같은 랠리에 힘입어 시총 1조원 종목?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코스닥 내 시총 1조원 상장사는 총 20곳으로 사상 최대다. 연초와 비교했을 때 7개나 늘어난 기록이다. 에스에프에이, 씨젠, 원익IPS도 9000억원대 시총으로 1조원 클럽을 바라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코스닥 과열 논란도 나온다. 우선 코스피를 넘어서는 신용잔고다. 전날 기준 코스닥 신용잔고는 3조5000억원 가량으로 3조원에 못미치는 코스피를 훌쩍 뛰어넘었다. 신용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시총이 코스피의 8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용잔고는 코스닥이 코스피를 넘어섰다"며 "과열에 대해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코스닥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향후 성장성을 감안해도 더이상 가격 논리로는 코스닥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과 코스피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를 비교하면 코스닥은 16.6배, 코스피는 10.8배로 코스피 대비 코스닥 밸류에이션 괴리율이 역사적 고점 수준"이라며 "2012년 이후 평균을 감안하면 코스닥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충분히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1990년 미국이 걸프전과 금융 시장의 어려움을 저유가와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벤처투자 활성화로 돌파했다는 게 근거다. 또한 실적 면에서도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불황은 결국 소비로 돌파될 것이고 코스닥 기업 중 소비와 관련된 蓚?비중은 66%로 나스닥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4분기 코스닥 영업이익도 연간 기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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