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창립회원국 15일 확정] 수싸움 시작된 AIIB…영국 위안화 허브, 호주는 인프라 시장 '눈독'

입력 2015-04-14 20:43  

참여국 비즈니스 전략은

비공개 신청 국가 포함 총 55~60개국 이를 듯
연 800조원 인프라 잡아라
러·인도, 낙후지 개발 관심…한국, 인프라 사업 기대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작년 10월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 때만 해도 AIIB는 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참여하는 ‘유사 국제기구’ 정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러시아 등이 잇달아 참여를 선언하면서 AIIB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 이들 국가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AIIB에 참여한 것은 연간 7300억달러(약 8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 시장에서 앞으로 AIIB가 창출할 비즈니스 기회가 그만큼 많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립회원국 확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각국은 서로 다른 전략으로 ‘AIIB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베이징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 역외 위안화 허브 야심

영국이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3월12일) AIIB 참여를 선언한 것은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역외 위안화 허브 구축 전략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AIIB가 활동을 시작하면 투자재원은 창립회원국들이 각각 출자해 모은 초기 자본금 500억달러와 민간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으로 충당된다. 민간자금 유치에는 채권발행, 신디케이트론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같은 국제기구는 통상 자금을 조달할 때 달러화 중심의 금융을 활용해왔다. 하지만 AIIB는 위안화를 기반으로 채권발행과 대출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AIIB가 자금을 조달할 때 런던 금융시장을 활용케 함으로써 유로·위안화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호주 역시 AIIB가 창출할 금융 비즈니스를 내다보고 AIIB 창립회원국으로 뛰어들었다는 관측이다. AIIB가 특정 국가의 인프라에 투자할 경우 해당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매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짜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의 대표적인 금융회사 맥쿼리는 그동안 전 세계에서 이 같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급성장했다.

○러시아 ‘역내국가’로 신청

47개 창립회원국(13일 기준) 중 상당수는 AIIB로부터 인프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AIIB에 참여했다는 분석이다. AIIB의 투자 대상국이 창립회원국에 국한되는 건 아니지만, 일정 지분을 가진 회원국으로 참여할 경우 투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할 것이란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ADB 등 아시아권 국제기구에 거의 참여하지 않던 러시아가 역외국가(유럽)가 아닌 역내국가(아시아)로 AIIB 참여 신청서를 제출한 것도 인프라 투자 유치를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베이징 사무소장은 “AIIB 창립회원국 가입 과정에서 ‘아시아 역내국가’로 인정받음으로써 향후 시베리아 횡단철도 보수 작업 등에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이 러시아의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인도도 러시아와 비슷하다. 인도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인프라 투자가 위축된 것이 경제 성장세 둔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작년 5월 인프라 투자 확대를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입장에서는 AIIB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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