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나는 국민 먹거리

입력 2015-04-14 21:11  

커피믹스 대신 아메리카노
라면 대신 가정간편식
우유 대신 기능성 음료

동서 커피믹스 매출 2년째↓
라면시장 1조원대로 추락…소비자 건강욕구 못 맞춰



[ 강진규 기자 ]
나른한 오후 직장 휴게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종이컵에 타 마시던 믹스커피 한 잔, 출출한 저녁 10분 만에 뚝딱 끓여낸 라면 한 사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들이켜던 고소한 우유 한 팩….

커피믹스 라면 우유와 관련해 누구나 이 같은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생활에서 떼놓을 수 없는 ‘국민 먹거리’로 통하는 이들 품목의 위상에 금이 가고 있다.

커피믹스가 회사 매출의 75%에 육박하는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5056억원으로 1.6% 줄었다. 2013년 1.9%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뒷걸음질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커피믹스 수요 감소세가 감지돼 인스턴트 원두커피, 컵 포장형 커피믹스 등의 신제품으로 대응 중이지만 매출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2013년 2조100억원이던 라면 판매액은 지난해 1조9700억원으로 줄었다. 라면 등에 공업용 우지를 썼다는 논란이 확산된 이른바 ‘우지파동’ 때도 라면 시장은 16% 성장했다. 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유 역시 소비 감소가 뚜렷하다. 2012년 28.1㎏이던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13년 27.7㎏, 2014년 26.9㎏으로 2년 연속 내리막이다.

국민 먹거리가 추락하고 있는 데 반해 대체재는 급부상 중이다. 커피믹스의 자리는 커피전문점이 차지했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매출이 27.9% 불었고, 이디야커피는 매장을 400개 넘게 늘렸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1~2년 안에 점포 수가 2000곳을 넘어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라면의 자리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이 대체하고 있다. HMR은 ‘일품요리 형태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음식’을 일컫는 용어다. HMR 시장은 2010년 7747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우유는 다양한 기능성 음료에 밀리고 있다. 일례로 2010년 3933억원이던 생수 시장은 지난해 6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요구르트 시장은 영양 성분을 강화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잠식하고 있다. 정경석 농림축산식품부 서기관은 “건강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고급스러워진 입맛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커피믹스는 당 함량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커피믹스 1개에 평균 5.7g의 당류가 들어 있다는 게 한국소비자원의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섭취 권고량(50g)의 11.4%에 달한다. 라면은 나트륨 문제가 단골로 등장한다. 라면 1봉지에 든 나트륨은 1500~1900㎎으로 WHO의 하루 권고량 2000㎎에 육박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로 치면 ‘2부 리그’로 밀려날 만큼 국민 먹거리들이 위기에 처했다”며 “소비자의 눈높이를 따라잡는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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