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완종 심복' 5∼6명 압축…사망 전 집중 통화 대상

입력 2015-04-15 08:40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이 성 전 회장의 '심복'처럼 활동한 사건 관련자 5∼6명을 추려내고 이들의 신변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수사과정에서 의혹을 뒷받침할 결정적 단서를 확보할 통로일 뿐 아니라 사망한 성 전 회장을 대신해 향후 재판에서도 검찰이 핵심 증인으로 세울 공산이 큰 만큼 수사 추이가 주목된다.

15일 검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이번 의혹을 규명할 실마리를 찾기 위해 우선 조사할 사건의 핵심 관련자를 5∼6명 정도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이던 성 전 회장을 보좌했던 경남기업 박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비롯해 성 전 회장의 비공식 개인 일정까지 챙겼던 측근 인사들이 해당된다.

이들은 대부분 출국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사용했던 여러 대의 휴대전화에서 통화내역 및 문자메시지를 복원한 결과와 휴대전화 송수신 위치 정보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이들을 의혹의 핵심 관련자로 추려냈다.

이들이 성 전 회장과 통화한 시간대와 빈도 등이 분석 기준이 됐다.

성 전 회장은 자신을 겨냥한 수사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목숨을 끊은 9일까지 정치권 인사들에게 구명을 호소했고, 자신의 과거 금품거래 기록을 복기해 두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행적을 잘 아는 인물인지도 핵심 관련자를 선별한 기준이다.

실제로 검찰이 신변조사에 착수한 윤모씨(52)는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2011년 당 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건넬 때 금품 전달을 맡겼다고 언급했던 사람이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재무 담당 임원이던 경남기업 한모 부사장을 시켜 1억원을 마련한 뒤 윤씨에게 건넨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발신자 위치정보 분석을 통해 성 전 회장의 행적을 복원한 결과 그는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 7일에도 윤씨와 접촉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 과거 금품을 전달한 자를 다시 만나 당시 정황을 물어보고 '비밀장부'에 복기했다는 주변 인사들의 증언과 맥락이 닿는 대목이다.

검찰이 압축한 '성완종 복심격' 인물 5∼6명은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의 단서를 지니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금품제공 정황이 복기돼 있다는 비밀장부의 존재 여부와 그 소재지 등을 잘 알고 있거나 성 전 회장이 201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만난 사람과 시간·장소 등을 일지 형태로 적었다는 다이어리 관련 정보 등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협조 여부는 증거 확보가 절실한 이번 수사의 성패를 가를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뿐 아니라 검찰은 성 전 회장이 고인이 됐기 때문에 사건이 재판으로 갈 때까지 성 전 회장을 대신해 의혹 내용을 증언할 인물 확보가 긴요한 과제인데, 이번에 압축된 인물들은 이런 점까지 고려해 선별된 '키맨'으로 여겨진다.

특별수사팀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본격화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검찰의 경남기업 수사에서 밝혀진 250억원가량의 비자금 중 용처 규명이 덜 된 부분에 대한 수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검찰은 경남기업 재무담당 한모 부사장 등을 불러 관련 내용을 조사하면서 그가 비자금 관리 내역을 기록한 파일들을 담았다는 이동식저장장치(USB)도 넘겨받을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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