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연 2%인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오늘 100원을 투자하면 1년 뒤 102원을 주는 금융 상품이다. 이 예금이 금융시장에 존재하는 이유는 많은 이들에게 오늘의 100원과 1년 뒤 102원이 ‘동등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1년 뒤 102원의 가치가 오늘 100원의 가치보다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예금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고, 은행은 이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더 높이 설정해야 한다.
반면 1년 뒤 102원이 오늘 100원보다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정기예금에 가입하려 할 것이므로, 은행은 금리를 2% 미만으로 설정해도 이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기예금 금리 2%의 의미는 오늘 100원과 1년 뒤 102원이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이다. 재무 분야에서는 전자를 현재가치, 후자를 미래가치라 하는데 필요에 따라 이 두 수치를 합리적으로 추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폰처럼 수익성이 높은 사업 아이템을 가진 회사는 오늘 100원을 투자해 1년 뒤 150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 사업이 확실하다면 이 회사로서는 오늘의 100원은 1년 뒤 150원과 동등하다. 그러므로 이 회사로서는 1년 뒤 102원밖에 받지 못하는 정기예금의 현재가치는 100원보다 작다. 이처럼 투자자의 기회에 따라 동일한 자산의 현재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자. 오늘 100원을 투자하면 1주일 뒤 1%의 확률로 7000원, 99%의 확률로 0원을 주는 로또의 기대수익은 0.01×7000+0.99×0=70원이다. 즉 전 재산 100원을 가진 갑이 이 로또를 100원에 구입하는 순간 갑의 재산의 현재가치는 100원에서 70원으로 즉각적으로 감소한다. 100원에 구입한 로또이니 100원의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오산이다. 갑은 자신의 공격적 투자 성향 때문에 재산상 손실을 감수하고 이 로또를 산 것이다.
현재가치 개념이 극명하게 드러난 예가 주가다. 삼성전자 주가 140만원의 의미는 이 회사가 미래에 창출할 모든 현금을 시장이 추정한 뒤 그 위험도를 감안해 적절하게 할인해 보니 1주당 약 140만원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이 회사의 현재가치를 시장보다 더 정확히 산정할 수 있는 정보나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주식 직접 투자의 의미가 있다.
유진 <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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