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팽목항의 봄

입력 2015-04-1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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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기다림도 어느덧 1년이 되었다. 여전히 1년 전의 진도 앞바다에 마음을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이 배와 함께 수몰 되고, 295명이 주검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묵묵히 기다리기만 하던 세월호 참사의 실종자 가족들이 바로 그들이다.

팽목항에는 또 다시 봄이 왔지만 먼저 나온 친구에게 딸아이의 생사를 묻던 어머니의 절규도, 이를 경쟁적으로 보도하던 취재진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그날,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의 사진은 대부분 영정사진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세월호 안에는 아직도 4명의 친구들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영인이를 위해 어머니는 새 축구화를 사두었지만, 지금까지도 축구화는 주인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딸 은화와 아픈 엄마 곁을 지키던 착한 딸 다윤이도 선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가족들은 굳게 믿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던 현철이의 기타도 팽목항에서 1년 째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뛰어다니던 고창석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도, 가족들에게 유난히 다정했던 양승진 선생님도 세월호 안에서 학생들과 함께 바다 속에 갇혀있다.

단원고 학생 외에도 20년이라는 긴 시간 아들과 떨어져 살다 마침내 함께 가정을 꾸리게 된 이영숙씨도 실종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벅찬 마음을 가라앉히기 ㎸?아침부터 갑판에서 체조를 하던 이영숙씨의 모습은 그날 이후, CCTV 속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 귀농을 위해 세월호에 올랐다 실종 된 부자 ‘권재근, 권혁규’를 기다리는 베트남 출신 아내의 기억도 그날에 멈추어져 있다고 한다.

실종자 가족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며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전의 기억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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