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재영의 '공개(公開) 경영' 빛 발했다

입력 2015-04-19 21:06  

부동산 프리즘

판매 실적부터 부채까지 낱낱이 알려 임직원 자극…빚 7조 감소 성과



[ 조성근 기자 ] 이재영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사진)의 ‘공개(公開) 경영’이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의 치부나 본부별 판매성적표를 낱낱이 공개하는 방식으로 최대 현안인 금융부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경기 성남시 정자동 본사 1층 로비에 가로 7m, 세로 2m의 대형 전광판 형태로 부채시계를 달았다. LH의 부채 현황을 일 단위, 원 단위로 표시하는 시계다. 또 전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내 포털 메인화면에도 일 단위로 부채 규모를 표시했다. 금융부채가 100조원을 웃돌던 LH는 하루 이자로만 100억원을 내고 있다. 부채 문제는 가능하다면 감추고 싶은 치부다. 그러나 이 사장은 직원뿐만 아니라 LH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부채시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전 직원과 공유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LH 관계자는 “최고경영자의 최우선 목표가 부채 감축에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명확히 인지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 했다.

이 사장은 회사 포털 사이트에 본부별 토지 판매 성적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판매신호등도 도입했다. 월 누계기준으로 목표실적을 100% 이상 달성하면 초록색 불이 켜진다. 80~100% 미만이면 노란색, 80% 미만이면 빨간색 불이다. 실적은 인사에 그대로 반영했다. LH 관계자는 “가혹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사활을 걸고 판매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고유업무를 민간에 개방했다. 민관과 합동으로 택지를 개발하거나 임대주택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민간은 일거리가 늘고, LH는 부채 증가없이 국책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는 해법이었다.

그 결과 늘어가기만 하던 LH의 금융부채는 작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재작년 105조7000억원에서 작년 98조5000억원으로 7조2000억원 감소했다. 2009년 LH 출범 이후 전년보다 금융 부채 규모가 감소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LH 관계자는 “공개 경영에 민관 협력사업 등이 효과를 내면서 금융부채 줄이기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부채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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