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운용본부, 공사로 독립한다

입력 2015-04-19 21:12  

장관급 '심의위원회' 신설

30일 정부 개편안 발표
기금공사 사장, CIO 겸직
연금 수익률 제고에 집중



[ 좌동욱/조진형 기자 ] 국민연금 재정 추계, 보험료 및 급여, 장기기금 운용 목표 등 등 제도 전반의 개혁을 논의할 장관급 위원회가 신설된다. 5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공사로 독립한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가 중심의 상설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오는 30일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의뢰한 데 따른 것으로 사실상 정부 개편안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이 개편안을 토대로 이해관계자들과 정치권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지 2014년 12월9일자 A1면, 4월17일자 A8면 참조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 추계, 보험료 등 제도부문과 기금관리를 총괄하는 장관급 위원회를 신설한다.


국민연금 기금위원 20명→9명

현재 차관급 위원회인 국민연금 심의위원회를 격상·확대한 것으로 미래의 부채(향후 지급될 연금)에 맞춰 자산을 관리하는 연금 운용의 핵심기능(자산부채종합관리)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국민연금공단 소속인 기금운용본부는 복지부 산하 공사로 독립한다. 20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는 9명으로 축소된다. 복지부 장관이 맡고 있는 기금위 위원장은 민간 전문가로 바뀐다. 기금공사의 사장(CEO)은 최고투자전문가(CIO) 역할을 겸하지만, 지금과 달리 기금위원에서 배제된다.

기금 본부를 공사로 독립시키는 것은 기금 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비상근직인 기금위원의 업무를 돕기 위해 별도 사무국을 개설해 기금위를 사실상 상설 조직으로 만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관할 부처는 복지부로 변화가 없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열리는 기금위는 월평균 두 차례가량 개최된다. 자주 만나 다양한 현안을 처리하는 만큼 보수도 선진 연기금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책임감을 지우려는 조치다.

정부 책임성과 가입자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선 방안도 포함됐다. 복지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측 인사 2명이 기금위원으로 선임된다. 현재 정부 측 위원은 5명이다. 여기에 사용자, 노동자, 지역 가입자 대표들이 자신의 이해 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7명의 전문가를 기금위 위원으로 추천한다.

정부가 국민연금 골격을 이낮?뜯어고치려는 것은 현행 지배구조가 2000만명 가입자의 노후를 좌우하는 연금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 등으로 2010년 10.57%, 2012년 7.03%, 2014년 5.25% 등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2014년 기준 네덜란드연금(ABP) 14.5%, 캐나다연금투자이사회(CPPIB) 16.5% 등 해외 연기금들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글로벌 저금리 현상이 굳어진 2011년 이후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신진영 연세대 교수는 “연금 지급 총액은 계속 늘어나는데 이에 걸맞은 운용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연금 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룬 뒤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다시 운용 성과를 봐 제도를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좌동욱/조진형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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