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주 다시 달아오른다

입력 2015-04-20 20:44  

SK(주)·SK C&C 합병 효과…제일모직·현대글로비스·롯데쇼핑 들썩

한풀꺾였던 그룹 개편주
제일모직·글로비스 3% 넘게 ↑…비상장사 한화 S&C 등도 눈길



[ 윤정현 기자 ] SK C&C와 SK(주)의 합병 소식에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주들이 들썩였다. 지난해 삼성SDS, 제일모직 상장 전후로 크게 뛴 지배구조 관련주들은 올 들어 변동성이 크고 고평가됐다는 지적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후계구도 완성을 위해 결국엔 2, 3세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 가치를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주요 그룹 지배구조 개편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SK케미칼·제일모직 등 들썩

SK케미칼은 20일 2.7% 오른 7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만 18.75% 상승했다. SK케미칼은 SK그룹 내 또 다른 지배구조 개편의 한 축으로 꼽힌다.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최대주주(지분율 13.17%)다. SK케미칼은 SK가스(45.5%), SK신텍(100%), 유비케어(44%)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최 부회장이 31.3%를 가진 부동산 개발회사 SK D&D도 올해 상장 예정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瓦?龜??염두에 두고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며 “계열사 간 지배구조 단순화, 신사업 육성과 공격적인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의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과 삼성SDS도 이날 각각 3.24%, 1.49% 올랐다. 지난해 상장 직후 급등했다 올 들어서는 횡보하던 두 종목 주가에 이날 SK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소식이 자극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23.3%)인 현대글로비스도 이날 3.04% 올랐다. 지난 2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한 이후 약세를 보이던 주가는 이달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후계구도의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롯데그룹의 경우 신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13.5%씩 갖고 있는 롯데쇼핑이 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핵심주로 꼽힌다. 롯데쇼핑 주가는 이날 1.31% 상승했다.

○한화S&C 등 비상장사도 주목

비상장사의 기업공개가 경영 승계의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2, 3세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로도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S&C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실장(50%), 차남 동원(25%), 삼남 동선(25%)씨가 이 회사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세 아들이 모두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해 경영 승계와 관련한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그룹에서는 조현아, 원태, 현민 남매가 지분을 보유한 유니컨버스, 싸이버스카이 등이 관심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장을 통해 오너는 일부 지분을 현금화해 주력 계열사 지분 확보에 실탄으로 쓸 수 있는 만큼 3세 소유 회사의 상장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범한판토스는 올 1월 LG상사가 인수할 당시 LG그룹 후계자로 알려진 구광모 LG 상무가 지분 인수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LG상사가 범한판토스 지분 51%를 인수하는 동시에 구 상무를 비롯한 LG가(家) 우호주주들이 범한판토스 지분 31.1%를 추가 매입했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구광모 상무 등 LG그룹 승계구도와 관련된 주요 주주가 포함돼 범한판토스의 실질적인 가치 개선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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