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재 주차장(C)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동차정비소(A)로 시설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자. C는 한 달 전 1억원을 들여 만들었는데 A로 변경하려면 2억원이 소요된다. 또 C로부터는 매년 말 2000만원의 순이익이, A로부터는 매년 말 5000만원의 순이익이 기대된다. 정비소 A의 순이익이 높게 추정되는 이유는 내가 인근에서 다른 정비소(B)를 운영하고 있어 운영 노하우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험을 감안해 미래현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할인율 10%를 적용할 때 C와 A 순이익의 현재가치는 각각 2억원과 5억원으로 산출된다. 나는 C를 A로 바꾸어야 할까?
먼저 A로 바꾸면 A의 현재가치는 5억원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당장 2억원을 들여 시설변경을 해야 하고, C 건설비 1억원이 낭비되며, C 순이익의 현재가치 2억원도 포기해야 한다. 즉 ‘시설변경의 총수입과 총비용의 현재가치가 공히 5억원이므로 굳이 시설변경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결정하면 잘못된 것이다. 먼저 C 건설비 1억원은 이미 과거의 일이고 오늘 나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치가 아니므로 내 의사결정과정에서 제외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총비용은 A 건설비 2억원과 A로 인해 내가 포기하는 기회비용인 C의 현재가치 2억원을 합해 4억원이 된다. 이는 A로 인한 총수익 5억원보다 작으므로 나는 A를 건설해야 한다.
그런데 이 결정도 2% 부족하다. A 운영 시 인근 정비소 B의 수익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만일 B가 매년 말 4000만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A 운영 시 이 수치가 2500만원으로 감소한다면, 동일한 할인율 10%를 적용할 때 A로 인해 B의 현재가치는 4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감소한다. 그러므로 A 건설의 총 기회비용은 C 포기에 따른 2억원과 B 수입의 감소로 인한 1억5000만원을 합친 3억5000만원이다. 게다가 A 건설비 2억원도 있으므로 이 경우 C를 A로 변경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유진 <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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