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라 테리 알토대 총장 "규칙·학과 등 장벽 없애 창업 아이디어 발굴"

입력 2015-04-22 21:04  

핀란드식 창업센터 '디자인 팩토리 코리아' 문 연 툴라 테리 알토대 총장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개설
세계 6개국 학생들과 교류…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강점



[ 나수지 기자 ]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메모 앱(애플리케이션)을 만든 ‘에버노트’의 회의장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던질 수 있는 마이크 ‘캐치박스(Catch Box)’다. 겉에서 보면 사람 머리 크기만 한 정육면체 쿠션이지만 안에 마이크가 들어 있다. 회의나 강연에서 진행자가 마이크를 들고 청중 사이를 오가는 대신 참석자들이 직접 마이크를 던져 주고받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회의 진행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분위기도 부드러워진다. 필 리빈 에버노트 최고경영자(CEO)가 “에버노트 직원은 모두 캐치박스의 팬”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던질 수 있는 마이크라는 아이디어는 핀란드 알토대의 디자인 팩토리에서 나왔다. 디자인 팩토리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모여 창업 아이디어를 나누는 핀란드식 창업 교육시설이다. 2010년 설립돼 5년 남짓한 기간에 300개 이상의 팀이 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그중 30개 팀이 ‘캐치박스’ 같은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다. 성과가 나오자 중국 호주 스위스 칠레의 대학들도 알토대의 도움을 받아 디자인 팩토리를 들여왔다. 한국에서는 22일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동 핀란드 대사관저에서 만난 툴라 테리 알토대 총장에게 디자인 팩토리의 성공 비결을 묻자 “다른 창업시설엔 없는 한 가지가 있는 반면 다른 곳에 있는 두 가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곳에 없는 한 가지란 글로벌 네트워크다. 한국을 포함한 여섯 개 디자인 팩토리는 창업 아이디어가 있을 때 언제든 교류한다. 연세대에 들어선 디자인 팩토리에도 화상전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테리 총장은 “내수시장이 좁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핀란드나 한국 같은 국가는 바로 수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 곳곳의 디자인 팩토리 학생들이 교류하면서 개발 중인 상품이 다른 나라에서도 팔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팩토리에 없는 두 가지는 규칙과 학과 간 장벽이다. 테리 총장은 “디자인 팩토리에 있는 규칙은 오직 개인용 커피 머신을 들고 오지 않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섞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때 틀을 깨는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학과 간 장벽도 없다.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디자인 팩토리에 모여 제품이나 서비스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디자인 기술 경영마인드가 개발 단계부터 고려돼야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온다”는 것이 테리 총장의 철학이다. 여기에?2010년 헬싱키 기술대, 헬싱키 경제대, 헬싱키 미술 디자인대 등 세 대학을 합쳐 만든 알토대의 학풍이 반영됐다. 그는 “어느 집단이든 규모가 커질수록 사람들 사이의 교류를 막는 내부의 벽이 생긴다”며 “디자인 팩토리에서 대학의 역할은 뭔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가로막는 벽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팩토리는 앞으로 더 많은 국가로 네트워크를 넓힐 예정이다. 테리 총장은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가 경제 위기를 맞은 이후 많은 사람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디자인 팩토리를 통해 핀란드의 창업 붐을 세계로 확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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