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사태' 소비자원vs업체 진실공방

입력 2015-04-23 13:57  

시중판매 중인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라고 발표한 한국소비자원과 사실이 아니라는 백수오 원료 공급 업체 간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 원료 공급업체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돼 있던 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인 유전자검사법(PCR)과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시험법 등 2가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를 검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날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원이 식약처 공인 시험법인 PCR 검사법을 무시하고 IPET 검사법만을 사용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

소비자원은 또 "내츄럴엔도텍이 이달 초 시험 방법과 결과를 전달받고 보관 중인 원료를 자발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다음 날 입장을 바꿔 제3의 기관을 통한 재실험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내츄럴엔도텍 측 시료로 검사하자는 요구에 응할 수 없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검사에 사용된 샘플이 식약처가 2월에 분석해 백수오라고 판정한 것과 동일하다는 내츄럴엔도텍의 주장에 대해서도 소비자원은 "같은 로트(lot: 동일 원료·공정으로 생산되는 단위) 제품이라도 어떤 농가에서 가져온 제품이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재반박했다.

논란이 된 백수오는 '은조롱'이라 불리는 식물 뿌리다.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갱년기 장애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장년층 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연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반면 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로 지적한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외관은 비슷하지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으며 신경쇠약 등 부작용 유발 우려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식물이다.

소비자원은 전날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을 놓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실제 백수오는 3개(9.4%)에 불과했고 90% 이상이 가짜였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관련 업체들에 허위표시 제품 회수·폐기를 권고해 23개 업체는 이를 수용했으나 내츄럴엔도텍은 거부해 수사 의뢰키로 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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