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재정환율이 7년 만에 900원대가 붕괴되면서 국내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국의 의지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이 당분간 900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외국인 '바이 코리아'…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
23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원대로 하락하며 2008년 2월 이후 7년2개월 만에 900원선이 붕괴됐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달 초만해도 910원대 거래를 이어갔으나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기조가 지속, 원화가 점차 강세를 나타내자 낙폭을 키웠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전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3조4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고 있으며, 3월 이후 현재까지는 5조7000억원어치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규모 무역 흑자, 7년 만에 최저치로 낼沮?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국가 부도 위험 정도를 나타냄),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무디스) 된 점도 국내 증시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한국은행 의지로 900원대 지지될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원·엔 재정환율은 900원대에서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800원대에 대한 부담감과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앞으로 원·엔 환율의 움직임은 당국의 방어 의지에 달려 있다"며 "원·엔 환율이 900원대에서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달러화가 그간 많이 하락하면서 지금은 낙폭이 제한되는 모습"이라며 "2분기 미국 경기 기대감과 FOMC회의, 5월 고용지표가 대기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달러 약세는 완화될 것이고 이는 원·엔 환율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원·엔 환율은 한국은행의 의지로 900원 수준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환율 상황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당국이 방관하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안 연구원은 "원·엔 환율 하락 부담을 상쇄해 줄 수 있는 건 정책변수"라며 "한은이 원·엔 환율 수준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한 점을 미뤄볼 때 금리인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초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이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가 많이 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내 수출 전선은 환율 영향을 분명 받을 것"이라며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채산성 개선 등 덕을 보게 되는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계 경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일본 경제 역시 경제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유지할 순 없을 것"이라며 "엔 약세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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