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화장품 매장에 가봤더니 … 한류 바람 타고 중국 관광객들, 화장품 구입 열풍

입력 2015-04-24 11:04   수정 2015-04-24 17:07

한국 화장품이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현지인들에게 한국 화장품을 구매대행 해주는 '따이공' 증가




평일인 22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거리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한국인지 중국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거리는 중국인들과 중국어로 호객 행위를 하는 상인들로 가득했다. CGV 간판에는 중국어로 CGV를 뜻하는 ‘星聚?’라는 문구가 씌여 있었다. 한 때 젊은이들의 ‘만남 장소’였던 명동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안방이 됐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인들로부터 인기를 얻자 명동 곳곳에 소규모 화장품 가게들이 즐비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은 명동에 9개나 된다. 이니스프리 8개에 이어 잇츠스킨, 더 샘, 에뛰드 하우스도 7곳이 영업 중이다.




마스크팩 화장품이 특히 인기다. 마스크팩을 묶음으로만 파는 전문 마스크팩 매장들도 급증하고 있다. 을지로역 인근 마스크 전문매장은 중국인들로 문전성시였다. 매장 직원들은 대부분 중국인이다. 다른 곳도 명동과 상황이 비슷했다. 홍대에 위치한 에뛰드 매장 한 곳은 점원들이 전부 한국어가 서툰 중국인들이다.




중국에서 뷰티 볼로그 ‘헬로우 케이티’를 운영하고 있는 케이티 씨(凱?·28)는 한국 화장품 인기 요인에 대해 “별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천송이(전지현 역)가 썼던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파운데이션이나 립스틱이 중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 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한국의 드라마나 K팝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종영한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서 29억뷰를 돌파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별그대의 수혜를 받는 것은 화장품만이 아니다. 극중에서 도민준(김수현 역)이 추천한 고전소설 ‘구운몽’의 중국어 번역본은 베스트셀러다. 주인공들이 치맥(치킨 맥주)을 먹는 장면이 나오자 중국에서 치맥 열풍이 불었다. ‘별그대’ 인기에 힘입어 고공행진중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4월20일 400만 원을 돌파했다.

시진핑 주석 부인인 펑리위안이 한국 방문 때 구입한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 ‘더히스토리오브후’는 지난해 10월 롯데면세점 7개 점포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중국 유학생들과 조선족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을 구매대행해주는 ‘따오공’들도 늘고 있다. 따오공은 중국에서 보따리 장수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황모 씨(32)는 “한국화장품의 중국내 판매가격이 한국 현지보다 훨씬 비싸 한국 화장품을 구매 대행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며 "가격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2만8000원인 라네즈 '워터 슬리핑 팩은'은 중국에서 380위안(6만6,000원) 선에 팔린다.

두 세 번의 구매 대행으로 월 평균 수백 만원의 수입을 얻는 따이공들도 생겨났다. 한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인 A씨는 “몇 년 전만해도 한국에서 식당일이나 막노동으로 생활했던 중국인 유학생들 가운데 화장품 구매대행 사업으로 쉽게 돈을 벌고 있다” 며 “현대차를 끌고 다녔던 자신의 친구는 지금은 슈퍼카를 타고 다닌다”고 귀띔했다.

이들 대부분은 웨이신, 웨이보 등 SNS에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의 사진을 올려 홍보한다. 구매자는 판매자가 올린 제품이 마음에 들 경우 판매자에게 채팅으로 가격흥정을 할 수 있다. 잇따른 짝퉁 논란으로 판매업자에게 진품 인증을 요구하는 구매자들도 많다.

A씨는 “간혹 공장에서 정품인증서를 직접 끊어 보여 달라고 하거나 매장에서 화장품을 사는 장면을 찍어서 보여 달라는 사람들을 봤다” 며 "중국에서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선 통상적으로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 이들의 구매대행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국의 경우 따이공들이 공수하는 한국화장품이 밀수품으로 간주돼 세관 심사가 강화되면 한국 화장품 업계나 중국인 유학생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 또 "한국에 온 중국인 유학생들이 학생의 본분을 잊고 공부는 하지 않고 대부분 장사만 하고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지혜 한경닷컴 인턴기자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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