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정석기업 합병, 지배구조 전환 '마무리'…다음 수순은?

입력 2015-04-24 14:16  

[ 노정동 기자 ] 조 회장 일가, '통합 지주사' 한진칼 지분 추가 확대 가능성
불확실성 제거 '한진칼', 주식 교환 가능성 '한진' 등 눈여겨봐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정석기업 투자부문이 합병을 결정했다. 이번 합병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오너 일가를 최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로의 전환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한진의 대한항공 지분 정리만 끝나면 한진그룹은 한진칼을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새 출발한다.

이제 그동안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에 짓눌려 있던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 회장 등 오너일가가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추가로 한진칼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진칼과 한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번 합병은 정석기업을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 등을 담당하는 사업부문과 한진(21%)과 와이키키리조트호텔(100%) 지분을 보유한 투자부문으로 분할한 뒤 한진칼이 투자부문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碩홱?

앞서 한진그룹은 2013년 8월 투자사업을 담당하는 한진칼과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조 회장 오너일가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 변경 사전작업에 돌입한 바 있다.

한진그룹의 기존 지배구조는 한진→ 한진칼→ 정석기업→ 한진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 형태였다. 이번 합병으로 한진의 지분이 한진칼로 넘어가면서 정석기업에서 한진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끊어진다. 한진은 한진칼의 자회사로 들어간다.

우선 조 회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한진칼의 지분이 늘었다. 조 회장은 비상장기업인 정석기업의 지분 27%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 대가로 한진칼의 주식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기존 15.6%에서 약 17.8%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당장 한진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규모 합병으로 기존 주주 지분 희석요인은 최소화하는 것과 동시에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없애 주가가 본격 상승세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한진칼이 존속 정석기업과 한진 합병도 나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 회장이 정석기업과 한진에 개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시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늘려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우 합병 시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해 상장사인 한진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지 않겠냐는 게 이유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로 올라온 한진과 분할 존속법인인 정서기업 사업부문에 최대주주 지분?미미하게나마 남아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한진칼과 대주주 간 주식 스왑(교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하는 주장도 있다. 분할합병을 결정한 것은 대주주 지분에 대한 무리한 확대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것.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석기업을 분할하지 않고 합병했어도 자사주를 활용했다면 소규모 합병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대주주 지분이 정석기업과 한진에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당분간 무리한 지분 확대는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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