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중국, 부채가 성장 발목…부동산 거품 꺼지면 금융위기 올수도"

입력 2015-04-28 21:10  

폴슨 "연 7% 성장이 새기준…문제는 성장의 질"
그리핀 "유로존, 그리스 탈퇴하면 다시 침체"



[ 로스앤젤레스=이심기 기자 ]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첫날 가장 중심이 된 세션의 주제는 ‘변동성의 도래, 탄광의 카나리아(위기의 징조)인가’였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또 다른 위기의 징조가 아닌지를 진단하기 위한 자리였다. 논의의 초점은 중국의 경기둔화와 유럽의 리스크 확대에 모아졌다.

○“중국, 연 7% 성장이 새 기준”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은 과거 인프라 투자가 경제 성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이로 인해 급격히 불어난 부채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며, 중국 지도자들도 연 7% 성장을 뉴 노멀(새로운 기준)이라고 언급할 정도”라고 말했다. 폴슨 전 장관은 “성장률 숫자보다 성장의 질이 더 중요하다”며 “중국의 경제 모델이 수출주도형에서 내수형으로 바뀌고 있지만 10조달러 규모의 경제가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마지막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은 2009년 1월 퇴임 후 중국 전문가로 변신했다. 중국을 100여 차례 방문해 최고위 인사들과 만나고 미·중 간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폴슨연구소를 시카고대에 설립했다. 그는 최근 저서 ‘중국 다루기(Dealing With China)’에서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슨 전 장관은 이날 “미국이 2008년 겪었던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가 경기 악화를 앞당기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장률 둔화와 급격한 부채 증가는 좋은 조합이 아니며, 경제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경제시스템을 개방하고 경쟁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을 중국 정부도 느끼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그동안 시장 진입을 막았던 공공부문에서 민간기업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추락이냐 회복이냐 기로

올 들어 마이너스 금리와 유로화 약세,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3저(低) 효과’로 강한 반등을 꾀하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제기됐다. 세계적 이코노미스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경제고문은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이로 인해 유로존이 다시 경기침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유명한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켄 그리핀도 그렉시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핀은 그렉시트에 따른 2차 충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다른 유로존 국가가 경제적 곤경에 처할 경우 두 번째 유로존 탈퇴 국가가 나올 것이라는 투기적 전망이 가세하면서 더 큰 충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엘 에리언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목되는 우크라이나 경제의 붕괴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5%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의 경기악화가 유럽으로 전염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시장은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이를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지 않는다”며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는 1980년대 ‘정크본드의 왕’으로 군림했던 마이클 밀컨이 설립한 밀컨연구소가 1998년부터 매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여는 행사다.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린다. 밀컨은 1980년대 고위험 고수익 채권인 정크본드 시장을 처음 개척한 인물이다. 주가조작과 내부자거래 혐의로 2년간 복역한 뒤 자선사업가로 변신했고, 1991년 싱크탱크인 밀컨연구소를 설립했다.

로스앤젤레스=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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