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아시아에 고통줬다" 침략전쟁 사과 없어 … 일본 총리 최초 미 상하원 합동연설

입력 2015-04-30 06:38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9일 "우리(일본)는 전쟁(2차 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 며 "우리의 행위가 아시아 국가의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미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일본 총리 최초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희망의 동맹으로'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우리는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역대 총리들에 의해 표현된 관점들을 계승하겠다고도 했다.

아베 총리가 2차 대전과 관련해 `아시아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역대 담화들을 관통하는 핵심표현인 '식민지배와 침략' 등의 표현이나 분명한 사죄의 언급을 하지 않은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요구해온 주변국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는 특히 한국이 사죄 등을 요구해온 위안부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인간 안보'를 거론하는 대목에서 "무력분쟁은 늘 여성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든다. 우리 시대에, 결국 여성들이 인권 학대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히는데 그쳤다.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위안부 관련 질문에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며 "이 점에서 역대 총리들과 다르지 않게 고노 담화를 계승할 것이며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것보다도 더 후퇴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이처럼 과거 제국주의 전쟁 및 식민지 침략에 의해 가공할 피해를 본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사죄에는 인색하면서도, 과거 일본이 벌였던 태평양전쟁과 그로 희생된 미국인들에는 강도높은 용어로 반성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의회 연설을 하기 전 수도 워싱턴 D·C 내셔널몰 내 2차 세계대전 기념물 한켠의 '자유의 벽' 앞에 섰다면서 "그 벽에 4000개 이상의 금빛 별들이 빛나고 있었는데 각 별들이 당시 사망한 군인 100명의 목숨을 대표한다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며 "이들 금빛 별들이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자랑스러운 희생의 상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그러나 이 금빛 별들에서 우리는 고통과 슬픔, 그리고 만약 숨지지 않았다면 행복하게 살았을 젊은 미국인들의 가족을 위한 사랑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아베 총리는 제국주의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시작한 진주만 기습을 언급, "나는 이들 젊은 미국인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생각했다. 역사는 냉혹하다.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다" 며 "깊은 후회의 마음으로 나는 한동안 거기서 묵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과 일본 국민을 대신해 2차 대전에서 숨진 모든 미국인의 영혼에 깊은 경의와 함께 영원한 위로를 보낸다"고 아베 祺??말했다.

이와 함께 영어로 30분간 진행된 이번 연설에서 아베 총리는 새로운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통한 미·일 동맹의 격상을 강조하면서 "미·일 정상이 진정으로 역사적 문서에 합의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올여름까지 안전보장 관련 법안을 꼭 정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이 공고화될 것이며 지역의 평화를 위한 확실한 억제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금까지의 이상으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 안전보장과 관련해 "태평양과 인도양까지 넓은 바다를 법의 지배가 관철하는 평화로운 바다로 삼아야 한다"며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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