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벤처캐피털 '숙원' RCPS 상장 허용 무산돼

입력 2015-04-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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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모험자본 활성화대책에서 코넥스 상장 허용 제외키로
"RCPS는 보통주 투자에 비해 기업에 불리" 벤처 업계 의견 받아들여...벤처캐피털 업계는 반발



이 기사는 04월08일(04: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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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업계의 숙원이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코넥스 상장 허용이 무산될 전망이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이같은 이점 때문에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주로 RCPS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해 왔다. 한국거래소와 금융 당국은 조만간 발표할 ‘모험자본 활성화 대책’에서 RCPS의 코넥스 상장 허용을 포함시킬 것을 검토했으나 벤처기업 업계의 반발로 대책에서 제외키로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7일 “RCPS는 벤처캐피털에는 유리하지만 피투자 벤처기업으로서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RCPS의 코넥스 상장 허용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는 우선주를 상장시킬 수 있도록 규정에 명문화돼있지만 벤처기업이 주로 상장하도록 2013년7월 개설된 코넥스에는 보통주만 상장토록 돼 있다. 코넥스에서의 주식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통주에 비해 물량이 적은 우선주를 상장시키면 시세조종 등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였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RCPS의 코넥스 상장 허용을 요구해왔다. 벤처캐피털이 주로 RCPS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은 투자한 벤처기업이 상장에 나서면 보유하고 있는 RCPS를 상환권이 없는 보통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설 벤처투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투자한 2092억원 가운데 우선주가 964억원(46.1%)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보통주 투자(341억원)의 3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RCPS라는 게 벤처캐피탈협회의 분석이다.

거래소도 지난해초부터 RCPS의 코넥스 상장 허용을 검토했다. 지난해 1월 최홍식 당시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넥스 투자활성화를 위한 지정자문인ㆍ벤처캐피털 간담회'에서 “RCPS 상장을 허용하면 코넥스 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털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들의 의견도 함께 수렴한 결과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거래소 관계자는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보통주로 투자받고 싶어 하지만 벤처캐피털의 요구에 따라 할 수 없이 RCPS로 투자받는다”며 “RCPS 상장을 허용하면 거래소가 RCPS 투자를 장려하는 결과가 된다는 벤처기업들의 문제제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박진택 벤처캐피탈협회 정책개발본부장은 “벤처캐피털이 RCPS 투자금을 원활히 회수할 수 있어야 벤처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RCPS 상장을 허용하는 만큼 코넥스에서도 다소 유예기간을 두더라도 향후 형평성에 맞게 상장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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