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펀드, 수익률 남부럽지 않은데…투자자 무관심 왜?

입력 2015-04-30 09:37  

[ 권민경 기자 ]

올 들어 러시아펀드가 중국 못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중국과 일본펀드에 각각 수천억원씩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과 달리 러시아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몇백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2개 러시아 주식형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26.42%로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6.35%를 훌쩍 웃돈다.

이는 인도(3.35%), 독일(9.92%), 일본(15.94%) 등 다른 해외펀드보다 우월한 것은 물론 최근 증시 활황으로 관심이 쏠려있는 중국(24.01%)펀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렀던 러시아펀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완화되며 올 들어 반등했다. 40달러 선까지 추락했던 국제 유가가 소폭 반등한 것도 영향을 줬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신한BNP더드림러시아자1'이 31.4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자'와 'KB대표러시아성장주자', 'JP모간러시아자' 등도 모두 25% 이상 수익률을 나타냈다.

12개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교보악사파워러시아전환자' 도 18.54%로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높은 수익률과 달리 러시아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저조한 편이다. 올 들어 러시아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677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펀드로 1조4857억원이 유입된 걸 감안하면 크지 않다.

유럽펀드로는 8709억원이 유입됐고 중국과 일본펀드로도 각각 2697억원, 1090억원이 들어왔다.

러시아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JP모간러시아자'(368억원)와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1'(72억원) 등 일부에 집중됐다.

러시아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미약한 것은 이곳이 전통적으로 국내 투자자의 선호 국가가 아닌데다 변동성이 크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만해도 러시아는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저유가 등이 겹치며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 담당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같은 경제권에 속해있거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의 펀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과 일본펀드에 주로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반등했지만 지금은 들어가기 늦었다고 보는 투자자들도 많다"며 "특히 러시아는 유가에 따른 변동성이 큰 국가여서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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