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지도부, 수습책 '충돌'…文 사퇴론·신당론 '불씨'도 여전

입력 2015-05-04 13:11  

4·29 재보선 전패 후폭풍에 직면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주승용 최고위원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가 고강도 쇄신의지를 드러내자마자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건지 국민 앞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면서 "우리 모두 물러나지 않겠다면 최소한 패권정치 청산 약속 등 구체적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면전에서 문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호남 출신으로 김한길 전 대표의 최측근인 그는 "당 대표가 되면 친노(친노무현)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는데 과연 친노가 불이익을 받았느냐", "경쟁력 떨어지는 후보들을 내세워 야권분열의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민심 봉합이 아니라 새판을 짠다는 각오로 수술에 나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주 최고위원은 재보선 패배 직후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다른 지도부 인사들과 의원들의 만류로 일단 거취결정을 유보한 상태이다.

주 최고위원의 '작심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문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자괴감이 느껴진다. 개인 인터뷰가 아닌 이상 이러한 공개적 자리에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정면반박했다.

그러면서 "'기계적 경선'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우리 지지세력은 2번을 찍겠지'하는 타성에 안주한 것이 선거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도 "결과를 놓고 너무 과한 평가를 하는 것 자체도 우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사퇴만이 정답이라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만, 다시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기회를 준다면 그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내 불협화음은 문 대표의 의사결정 방식 등에 대한 최고위원들의 누적된 불만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은 지난달 30일 문 대표의 재보선 패배 입장표명이 일방적으로 이뤄진데 대해 불만을 제기한데 이어 전날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 대표의 광주방문 일정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을 것을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주승용 정청래 유승희 최고위원은 전날밤 회의에 아예 불참했다.

실제 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얼마 되지 않아 퇴장, 먼저 회의장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성난 민심을 추슬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한 해법을 갖고 가는 게 맞다"며 "최고위원들과 협의도 없이 급작스럽게 결정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 최고위원도 공개발언을 통해 "당무와 정책에 대한 심의의결 권한을 가진 최고위원으로서 들러리밖에 서지 못한 데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며 문 대표를 겨냥했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앞으로 소통을 잘 하고 운영방식도 바꾸겠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민주계 원로인 정대철 상임고문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지도부 사퇴론도 완전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 고문은 천정배 의원과의 '신당 교감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새정치연합으로 총·대선에 희망이 없다면 신당도 필요하다"며 신당론에도 군불을 지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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