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고도 낮춘 항공株, '저유가' 지고 '지배구조' 뜬다

입력 2015-05-04 14:21  

[ 박희진 기자 ]

올 들어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항공주(株)들의 주가 고도가 낮아진 가운데 향후 주가 비행을 결정지을 변수로 '지배구조 이슈'가 떠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항공주에 대한 투자 판단 기준을 유가에서 지배구조로 옮겨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 대한항공, 지분 매각 부담…아시아나 M&A 실망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날까지 한달 새 16%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도 10% 하락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최근 항공주 주가의 상승 탄력이 둔화된 것은 유가 흐름이 달라진데다 지배구조 변화 이슈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올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까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두바이유는 연초 대비 각각 약 11%, 19% 상승했다. 이에 지난해 저유가 수혜로 높아졌던 항공주의 실적 기대감이 한 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항공주를 둘러싼 지배구조 이슈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과정에서 우려되는 수급 부담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정석기업 투자 부문을 오는 6월30일 흡수합병키로 결의했다. 이로써 한진그룹이 지난 2년동안 공 들여온 지주회사체제 전환의 윤각이 드러나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한진칼의 손자회사였던 한진은 자회사로, 증손회사였던 22개 계열사는 손자회사가 된다. '증손회사 지분 매각 또는 100% 취득'이라는 지주사 행위 요건이 해소되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단계는 한진의 대한항공 지분 매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간 지분 보유 금지 조항을 준수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은 한진칼의 기존 자회사였으며, 한진은 이번 합병을 통해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라섰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말까지 한진칼이 공정거래법상의 지주사 요건을 갖추려면 한진은 대한항공 지분 7.8%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대한항공의 주가 약세는 이 같은 수급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들어 금호산업 인수합병(M&A) 이슈가 저유가 수혜와 맞물리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금호산업을 최대주주로 둔 아시아나항공이 이번 M&A를 통해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진 것이다.

그러나 금호산업 매각 입찰이 어려 차례 차질을 빚자 주가도 실망감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신세계그룹의 인수전 참여 및 철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호반건설이 응찰가격을 낮게 제시하면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했다.

◆증권가, 지배구조 변화는 '새 투자기회'

증시 전문가들은 저유가 수혜가 사라진 항공주는 지배구조 변화에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향후 한진의 지분 매각 현실화는 오히려 그동안의 주가 부담 요인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진 보유의 대한항공 지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출회 가능성은 시장에서 이미 인지하고 있는 요인"이라며 "이벤트 발생시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매각 결과가 주가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금호산업이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주가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강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에어부산 등의 지분은 그룹 이해관계에 맞춰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주식가치 평가시 할인 요인이 됐다"며 "아시아나항공과 그룹의 관계가 끊어지면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해 보다 자유로운 처분이 가능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방향성은 금호산업 M&A 결과에 따라 바뀔 것"이라며 "인수대상자에 따라 M&A 거품이 걷어질지, 다시 주가에 호재로 작용될 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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