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표현물 소지에 대해선 재판관 3명 위헌 의견
[ 양병훈 기자 ] 이적행위와 이적단체 가입, 이적표현물 소지 등을 금지한 국가보안법 조항은 헌법이 정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이적단체 가입 혐의로 기소된 홍모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 등에서 심판 대상이 된 국가보안법 조항에 대해 모두 합헌 결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심판대에 오른 조항은 국가보안법 7조 1항·3항·5항 등이다. 7조 1항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를 처벌하는 내용이다. 3항은 이적단체 구성·가입 때, 5항은 이적활동 목적으로 각종 표현물을 제작하거나 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했을 때 처벌토록 했다.
헌재는 7조 1항에 대해 “반국가단체나 그 동조세력에 의한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고 국가 전복 시도 등을 사전에 차단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안보 현실에 비춰 구체적 위험이 현존하지는 않더라도 이적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3항에 대해서는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적용 요건이 엄격해 특정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단체 활동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5항은 “최근 늘어나는 전자매체 형식의 표현물은 실시간으로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위험성을 고려할 때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이적행위 가운데 동조 부분에 대해서는 김이수 재판관이 위헌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이적행위 중 동조 부분은 어떤 내용까지 처벌하는 것인지 경계를 알기 어렵고 개인적 견해 표명까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고 지적했다.
김이수 이진수 강일원 재판관은 이적표현물의 소지·취득자 처벌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적표현물을 소지·취득한 사람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는지는 매우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라며 “반대자나 소수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오·남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관 9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야 해당 법률이 폐지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 恍?允?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