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쌍둥이 분리 수술 성공한 벤 카슨 의사는 흑인
여성으론 피오리나 전 HP CEO
[ 워싱턴=장진모 기자 ]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서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 출신이 잇따라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백인 보수계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의 경선 레이스가 이례적으로 ‘인종 용광로’를 방불케 할 것이란 전망이다.
공화당 내 강경보수파 세력인 ‘티 파티’의 지원을 받고 있는 흑인 벤 카슨 전 신경외과 의사(63·사진 가운데)는 4일 자신의 고향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슨은 이번 대권 도전에 출마를 선언한 첫 흑인이다. 존스홉킨스의과대 신경외과에 29년간 재직한 카슨은 1987년 세계 최초로 머리가 붙은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해 ‘신의 손’으로 불린 인물이다. 2009년에는 그의 삶을 다룬 영화 ‘타고난 재능:벤 카슨 스토리(Gifted Hands)’가 제작되기도 했다. 카슨은 2013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바로 앞에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신랄하게 비판해 일약 ‘보수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오른쪽)는 이날 오후 공화당의 첫 여성 주자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5일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대권 도전 출정식을 연다. 이로써 공화당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후보는 마코 루비오(플로리다·왼쪽)·테드 크루즈(텍사스)·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등을 포함해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미 의회 전문지 더힐은 공화당에서 흑인, 히스패닉, 여성 등 후보군의 다양성이 역대 최고라고 보도했다. 루비오와 크루즈 상원의원은 각각 쿠바계 히스패닉이다. 루비오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이며, 크루즈는 쿠바 태생의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공화당 대권경쟁에서 소수인종 후보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엔 인구구조의 변화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백인 감소와 소수인종 증가라는 유권자 구조의 변화가 미국 정치지도를 크게 바꿔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1980년 미국 인구의 80%는 백인이었지만 2014년에는 60%로 줄었다. 2060년에는 44%로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히스패닉은 1980년 6%에서 현재 17%로 늘어났고 2060년에는 29%로 확대될 전망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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