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국민연금 변경, 국민 동의 구해야"

입력 2015-05-04 21:34  

"공무원연금 시한 지켰지만 개혁 폭·속도 기대 못미쳐"
"일본은 중요한 우방…아베, 전향적 역사인식 표명해야"
미국 CSIS 대표단 접견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정치권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와 관련, “개혁의 폭과 20년이라는 긴 세월의 속도가 국민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야가 합의해 애초 약속한 연금개혁 처리 시한을 지킨 점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여야가 공적 연금을 보전하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이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미 4개국 순방 이후 건강 악화로 안정을 취하던 박 대통령이 공식 일정에 나선 것은 1주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근본 이유가 지금의 연금 구조로는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재정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번 개혁으로 내년에 하루 100억원씩 투입될 연금재정 보전금이 60억원 수준으로 감소해 재정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안이 공무원연금 소득대체율을 중장기적으로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춰 통합하는 ‘구조 개혁’이 아니라 기여율과 지급률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에 그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또 지급률 역시 현재 1.9%(재직기간 평균 총소득 대비)를 20년에 걸쳐 1.7%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재정 효과를 반감시킨 점도 지적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야가 현재 40%인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과는 다른 문제로 접근해야 할 사항이고, 국민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처와도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에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의 첫 단추”라며 “노동 개혁도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루다가 현재 논의가 중단됐는데 정부와 노사 모두는 시대적인 책임 의식을 갖고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표단을 만나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및 종전 70주년을 계기로 일본 총리의 보다 전향적인 역사 인식 표명 등의 조치를 통해 참된 화해와 미래지향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을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중요한 우방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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